경제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LB인베스트먼트, AI 보안 엑시트 모멘텀에 주가 급등

정유나 기자
입력

LB인베스트먼트가 AI 보안 포트폴리오의 엑시트 모멘텀과 3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1개월 넘게 이어진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면서 테마성이 아닌 실적 기반 가치주로 재평가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 전반에선 엑시트 사이클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금요일 정규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5.37% 오른 6,680원에 마감했다. 5,000원대 초반에서 제한된 등락을 반복하던 주가는 19일을 기점으로 거래량이 급증하며 매물대를 강하게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인공지능 보안 기업 에스투더블유의 락업 해제를 앞둔 상황이 구체적인 회수 기대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LB인베스트먼트를 AI·데이터 관련 테마와 연계해 단기 주가 모멘텀을 추종하는 종목으로 취급해 왔다. 그러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다, 포트폴리오 기업 상장과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회수가 가시화되면서 실질적인 밸류에이션 재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온라인 게시판에서 “실적이 동반되는 벤처캐피털 종목은 드물다”며 중장기 보유 전략을 언급하기도 했다.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단일 종목 이슈를 넘어, 그간 얼어붙었던 엑시트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한다. 한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AI와 보안 등 구조적 성장 섹터에서 상장과 지분 매각이 연이어 발생할 경우, 운용사 실적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특히 상장 후 락업 해제 구간에서의 가격 안정 여부가 회수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LB인베스트먼트의 실적 구조 변화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최근 몇 년간 벤처캐피털들이 평가손실과 엑시트 부진으로 실적 변동성이 커졌지만, AI 보안과 같은 특화 섹터에서 성공 사례가 쌓일 경우 밸류에이션 할인 폭이 축소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연구원은 “에스투더블유를 비롯한 주요 포트폴리오의 상장 이후 지분 매각 속도와 회수 규모가 향후 1~2년간 실적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 급등은 첫 단계 재평가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다만 국내외 증시 변동성과 금리 수준, 벤처투자 시장 전반의 유동성 여건 등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금리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신규 투자 집행이 둔화되고, 상장 창구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엑시트 성과가 일부 성장 섹터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짚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AI와 보안, 바이오 등 일부 영역에 회수가 쏠릴 경우, 포트폴리오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운용사별 성과 차별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LB인베스트먼트의 주가와 실적 흐름은 에스투더블유를 포함한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락업 해제 이후 주가 안정성, 지분 매각 전략, 신규 펀드 결성 속도 등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벤처투자 회수 환경 개선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해당 종목을 주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유나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lb인베스트먼트#s2w#ai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