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 체감기온 영하권, 낮 최고 5도~12도…출근길 빙판·강풍 주의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10일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강한 바람까지 겹치며 체감온도는 영하권으로 떨어진 곳이 많아 출근길 시민들의 옷차림과 이동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내린 비와 눈이 얼어붙으면서 도로 곳곳에 빙판이 형성돼 교통사고 위험도 커진 상황이다.
오늘 한반도는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고 있다. 대기 상층에서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고, 지상에서는 이 공기와 기압 차가 커지면서 바람이 강해진 상태다. 이로 인해 기온 자체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거센 바람으로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더 낮게 느껴지고 있다.

시간대별·지역별로 보면, 오늘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오전까지 구름이 많은 하늘을 보이겠다. 오후부터는 호남과 영남, 제주도 대부분 지역이 맑은 하늘을 되찾을 전망이다. 다만 울릉도와 독도에는 5mm 미만의 비가 예보돼 있어 해당 지역 주민과 여행객은 얇은 우산을 챙기는 것이 좋다. 강원 영동 지역은 맑지만, 대기가 차차 건조해지며 산불 등 화재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추위가 두드러진다.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5도에서 7도가량 급격히 떨어지며 영하권으로 내려간 곳이 있고, 바람까지 매섭게 불어 체감 추위는 더 심한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산지는 영하 5도 안팎까지 떨어지며 얼음이 어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크게 벌어지면서 호흡기 질환이나 독감 등 면역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전 6시 기준 중부 지역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0.8도, 인천 3도, 수원 영하 0.8도, 파주 영하 3.5도, 이천 영하 2.4도, 춘천 영하 4.5도, 강릉 5.1도, 원주 영하 3.2도, 청주 0.6도, 대전 영하 0.3도, 천안 영하 1.7도, 세종 영하 0.6도, 충주 영하 3.5도로 집계됐다. 남부 지역은 전주 1.3도, 광주 1.8도, 목포 3.1도, 여수 4.5도, 군산 영하 0.3도, 순천 영하 2.3도, 대구 0.2도, 부산 4.2도, 울산 2.2도, 창원 3.7도, 양산시 1도, 진주 영하 2.1도, 경주시 영하 1.3도, 구미 영하 2.7도, 김해시 2.1도, 포항 3.7도, 거제 2.1도, 제주 7.3도로 나타났다.
오늘 낮 최고기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5도에서 12도 사이에 머물겠다. 중부 지역은 서울 10도, 인천 11도, 수원 11도, 파주 9도, 이천 10도, 춘천 7도, 강릉 13도, 원주 9도, 청주 11도, 대전 12도, 천안 11도, 세종 11도, 충주 10도 정도로 예보됐다. 남부 지역은 전주와 광주가 13도, 목포 12도, 여수 11도, 군산 12도, 순천 12도, 대구 12도, 부산 13도, 울산 13도, 창원 12도, 진주 12도, 구미 11도, 포항 13도, 제주는 17도까지 오르겠다. 기온 수치만 놓고 보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강한 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예년보다 더 춥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늘 오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강한 바람이 불겠고, 내일 오후부터는 강원 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순간풍속 시속 55km 이상에 달하는 강풍이 예보됐다. 기상청은 “간판이나 비닐하우스, 공사장 가설물 등 야외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베란다에 놓인 화분, 간이 창고 등도 바람에 떨어지거나 넘어질 수 있어 사전 점검이 요구된다.
해상에서는 거친 파도가 이어지고 있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와 남해, 서해 전 해상에서 매우 높게 일겠으며, 특히 오늘 오전까지 서해상과 남해 먼바다, 제주도 해상에는 시속 35km에서 65k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물결도 2.0m에서 4.0m로 높게 일 전망이다. 동해 먼바다는 밤까지 최대 5.0m가 넘는 높은 파도가 일 것으로 보인다. 항해나 조업 중인 선박과 낚싯배, 소형 어선은 출항 전 기상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무리한 운항을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동해안은 오후부터 너울성 파도가 백사장으로 강하게 밀려들 가능성이 있다. 해안 산책로, 방파제, 해수욕장 등에서는 갑자기 밀려오는 파도에 의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는 만큼, 해안가 접근을 삼가고, 특히 사진 촬영을 위해 바닷가 끝까지 다가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표면에서는 최근 내린 비나 눈이 얼어붙으며 도로 곳곳에 빙판길과 살얼음이 남아 있다. 기상청은 “아침 출근 시간대 보행자 미끄럼 사고와 차량 정체, 추돌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량 운전자는 평소보다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등 겨울철 방어 운전에 나서야 한다. 횡단보도나 경사로, 그늘진 인도 등은 특히 미끄럽기 때문에 보행자도 발을 크게 내디디지 않고, 손을 주머니에서 빼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옷차림 역시 오늘 하루 안전과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주민들은 두꺼운 패딩이나 코트에 목도리·장갑을 더해 체온을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부지방은 한낮 기온이 비교적 올라 겉옷을 쉽게 벗고 입을 수 있는 겹겹이 옷차림이 추천된다. 야외 운동은 기온이 오르는 오후 시간대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 정도로 제한하고, 바람이 강한 오전에는 실내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근력 운동으로 대체하는 편이 안전하다.
내일인 11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다가, 중부지방은 오후부터 구름이 많아지겠다. 밤늦게는 경기 북부 내륙과 강원 영서 중북부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내일 낮부터는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질 전망이어서, 오늘의 강한 추위는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과 큰 일교차로 노약자와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체온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출근길 빙판길, 강풍에 따른 시설물 피해, 해상 높은 파도에 따른 선박 안전을 함께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교통·농업·어업·항공 분야에서는 최신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필요 시 운항·운행 조정 등 안전 위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