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한돈 실물가는 14퍼센트 비싸다…한국거래소 시세와 한국금거래소 가격 차이 확대
국내 금 가격이 온스당이 아닌 그램 단위 기준으로도 역대 고점 부근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거래소 기준 가격과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실물 한돈 가격 간 격차가 14퍼센트 수준으로 확인됐다. 투자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금 투자 방식에 따라 체감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개인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99.99퍼센트 1킬로그램 현물의 시세는 1그램당 200110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260원 하락했으며 시가는 200240원, 고가는 201000원, 저가는 199440원으로 소폭의 일중 변동이 나타났다. 같은 순도 99.99퍼센트 미니금 100그램 상품은 1그램당 201600원으로 전일보다 400원 낮아졌다.

이날 한국거래소 기준 금 현물 거래량은 금과 은을 합쳐 총 455076그램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약 911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미니금은 14340그램이 거래되며 약 28억9000만 원의 거래대금에 그쳤다. 규모 면에서 여전히 표준 금 현물 거래가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다.
실물 골드바나 한돈 등 실물 금 가격과의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한국금거래소가 같은 날 공시한 순금 3.75그램 한돈 소비자 구매가는 874000원으로, 그램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233067원 수준이다. 반대로 소비자가 매도할 때 받는 판매가는 738000원으로, 1그램당 약 196800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한국거래소 시세와 비교하면 거래소 기준 금 가격 1그램당 200110원은 한돈 실물 구매가 1그램당 233067원보다 약 14퍼센트 낮다. 반면 한돈 판매가 1그램당 196800원과는 상당히 근접한 수준에 형성돼 있다. 투자자가 실물 금을 살 때는 거래소 시세보다 비싸게 사고, 팔 때는 거래소 시세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가격을 받는 구조가 재확인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격차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한다. 실물 금 시세에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공비와 도매·소매 단계의 유통마진, 부가가치세 등이 모두 반영돼 거래소 기준 가격보다 높게 형성된다. 특히 소량 단위인 한돈 제품은 투자용 대형 골드바에 비해 단위당 비용 부담이 커 소비자가격과 기준 시세 간 괴리가 더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
금 투자 방식을 두고도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거래소를 통한 금 현물이나 미니금, 계좌 기반 금 투자 상품은 실물 인출을 하지 않을 경우 가공비와 부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반면 실물 한돈·골드바 투자는 손에 쥐는 안전자산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는 대신, 매입·매도 스프레드와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단기 차익을 노리기에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국면에서는 투자 목적과 보유 기간, 환금성 등을 고려해 투자 방식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국제 금값과 환율, 국내 금 시세 흐름에 더해 실물과 거래소 가격 간 스프레드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체감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향후 금 시세와 실물 가격 격차는 글로벌 금리 방향, 환율 변동, 국내 투자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