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PBR 0.29배에도 급등…신원종합개발, 주택공급·SOC 확대 기대에 상한가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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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대규모 주택공급 확대와 사회간접자본 SOC 예산 증액을 확정하면서 중소형 건설사에 대한 수혜 기대가 커지고 있다. 11일 코스닥 시장에서 신원종합개발 주가가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정책 모멘텀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건설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정부 재정 투입과 주택 공급 확대 기조가 중소형 건설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향후 실제 수주와 사업 성과로 이어질 경우 건설 업황 전반에 변곡점을 예고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목요일 오후 2시 42분 현재 신원종합개발은 전 거래일 대비 29.84 급등한 3,835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를 형성했다. 장 초반부터 개인 투자자 중심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거래량이 전일 대비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코스닥 시장 내 중소형 건설주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는 흐름이다. 지난달 말 2,500원대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12월 들어 정책 기대가 부각되며 불과 2주 만에 50에 가까운 수직 상승을 연출했다.

[분석] PBR 0.2배의 반란… 신원종합개발, '주택공급' 날개 달고 상한가 직행 (제공:AI제작)
[분석] PBR 0.2배의 반란… 신원종합개발, '주택공급' 날개 달고 상한가 직행 (제공:AI제작)

주가는 이달 5일 장중 3,590원까지 오른 뒤 3거래일간 단기 조정을 거쳤으나, 이날 다시 직전 고점을 강하게 돌파하며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기술적 반등 수준을 넘어 정부 정책이 주가 레벨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닥 중소형 건설주 가운데 신원종합개발이 정책 관련 대표 수혜주로 부각되며 섹터 내 베타가 높게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상승세의 핵심 동력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침과 SOC 투자 증액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이 국민이 원하는 입지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항목 증액을 반영한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건설 업계에서는 공공 및 민간 부문 수주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3분기 호실적과 주요 주주의 지분 확대가 내부 호재로 맞물리며 주가에 추가 탄력을 제공했다.

 

수급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사실상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다. 매매 상위 창구를 분석하면 키움증권이 매수와 매도 양쪽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개인 간 치열한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 동안 매도와 매수를 번갈아 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날 상한가 안착 과정에서 대량 매물이 소화된 점은 향후 매물 부담을 줄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2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수급 구조의 질적 개선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기업 규모를 보면 신원종합개발은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1,338위에 위치한 전형적인 중소형 건설주다. 상장주식수는 약 1,166만 주, 시가총액은 약 447억 원 수준이다. 유통 물량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대금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구조다. 같은 날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요 대형 건설주가 1 안팎의 제한적인 등락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정책 이슈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신원종합개발은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9배 수준으로, 장부가치 대비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5.91배로, 동일 업종 평균 32.02배와 비교해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시장이 그동안 건설업 둔화 리스크를 과도하게 반영해 왔고, 최근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면서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진행될 여지가 커졌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부채비율은 103 수준, 당좌비율은 167 수준으로 재무 건전성도 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된다.

 

실적도 뚜렷한 턴어라운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며 이익 체력을 입증했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률은 3.44를 기록해 수익성 개선 기조를 보여줬다. 매출 성장과 이익률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외형과 내실을 함께 강화하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평가다. 확정 실적 기준 PER이 5배 안팎으로 낮아진 점도 실적 성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요소로 꼽힌다.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정부 정책 신호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도 주택공급 확대가 핵심 국정 과제로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에 강점을 가진 신원종합개발이 직접적인 수혜주로 부각됐다. 회사는 최근 부천 원종동과 안산 등에서 정비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약 한 달 전 주요 주주인 김승현 씨가 지분을 7.4까지 늘린 점도 책임 경영 강화와 기업 가치 제고 의지로 해석되며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다.

 

동종 업계와 비교했을 때 신원종합개발의 강점은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다. PBR 0.3배 미만의 수준은 주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주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부채비율 관리 능력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경쟁사 대비 재무 리스크를 낮추는 장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시가총액이 500억 원에 못 미치는 소형주인 만큼 기관과 외국인 수급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단기적으로는 펀더멘털보다 뉴스 흐름과 개인 수급 동향이 주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투자 전략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단기 상한가 이후 수급 흐름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가격대인 3,835원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경우 추가적인 오버슈팅 가능성도 거론된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상한가 이후 갭상승을 통해 전고점 부근인 4,150원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가격대 안착에 성공한다면 건설 경기 우려에 눌려 있던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될 경우 1차 지지선인 3,500원 선을 지키는지가 향후 흐름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이 작고 유통 물량이 제한적인 종목 특성상 주가 등락 폭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변동성 리스크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정부 정책의 실제 집행 시기와 구체적인 수주 계약 공시 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테마성 매매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보다 조정 국면에서의 분할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기존 보유자의 경우 목표 수익률 도달 시 분할 매도를 통해 수익을 확정하고, 향후 정부 주택공급 계획과 SOC 예산 집행 상황, 개별 사업 수주 성과 등을 지켜보며 중장기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당국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와 건설 경기 흐름, 금리 수준 등이 향후 건설주 주가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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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종합개발#주택공급#soc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