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 전부 애플·삼성”…글로벌 스마트폰 양강 구도 고착 전망
현지시각 기준 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이 모두 애플(Apple)과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제품으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집계 결과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사의 양강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흐름을 보여주며, 주요 제조사 간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준으로 상위 10개 모델을 집계한 결과, 애플과 삼성이 각각 5개 모델씩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애플의 아이폰16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아이폰16은 인도와 일본(Japan) 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한 데다 같은 시기 출시된 아이폰17 시리즈로의 수요 분산을 최소화하면서, 단일 모델 기준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폰16은 3분기에도 같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3개 분기 연속 전 세계 스마트폰 단일 모델 판매 1위 자리를 이어갔다. 2위에는 아이폰16 프로, 3위에는 아이폰16 프로맥스, 4위에는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16e가 오르며 애플의 최신 세대 주력 시리즈가 상위권을 사실상 장악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 같은 성과가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브랜드 충성도와 교체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갤럭시 A16 5G가 5위에 올랐다. 이 모델은 상위 10개 순위에 처음 진입한 것으로, 삼성의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A 시리즈가 9위까지 순차적으로 포진하며 상위권 판매를 채운 점이 눈에 띈다. 특히 갤럭시 A36과 갤럭시 A56의 경우, 삼성전자가 ‘어썸 인텔리전스’로 부르는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것이 전작 대비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저가 제품군에도 AI 기능이 확산되는 흐름이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10위는 애플의 아이폰17 프로맥스가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 모델이 출시 초기임에도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요인으로, 교체 수요 확대와 함께 전작 대비 글로벌 판매 성과 개선을 꼽았다. 프리미엄 플래그십 모델의 조기 순위 진입은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브랜드 구도 측면에서도 변화가 포착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인 2024년 3분기에는 아이폰15 시리즈가 1∼3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중국(China) 샤오미(Xiaomi)의 레드미 13C 4G가 7위에 올랐지만, 올해 3분기에는 상위 10개 모델이 전부 애플과 삼성 제품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제조사들이 개별 인기 모델로 상위권에 진입하던 흐름에서, 올해는 두 글로벌 브랜드가 순위를 사실상 독점하는 양상으로 재편된 셈이다.
올해 3분기 상위 10개 스마트폰 모델은 분기 전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의 20%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 가운데 애플과 삼성 두 회사 제품이 전량을 구성했다며, 시장 상위권 판매가 소수 브랜드와 특정 라인업에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는 부품 조달과 마케팅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형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반면, 후발 주자와 중견 브랜드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통신 기술 측면에서도 변곡점이 확인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상위 5개 스마트폰 모델이 모두 5G 지원 제품이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5G 스마트폰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미 표준 기술이자 핵심 소비자 선택 요인으로 자리 잡는 흐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상위권을 차지한 주요 모델들이 대부분 5G와 고급형 카메라, AI 기반 기능을 앞세우면서, 하드웨어 스펙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경험이 소비자 선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국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그동안 중국 브랜드의 약진과 신흥국 시장 확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해 왔다. 특히 중남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넓혀왔으나, 이번 분기 상위 10개 모델에서 이들 브랜드가 모두 밀려난 결과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양 극단에서 애플과 삼성의 전략이 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교체 주기 장기화 속에서 소비자가 브랜드 신뢰도와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을 더욱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체 시장 점유율과 모델별 순위는 차이가 있는 만큼, 개별 지역 시장에서는 여전히 중국 및 기타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상위 10개 모델이 모두 두 기업 제품으로 채워진 이번 결과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브랜드 집중도가 한층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5G 대중화, AI 기능 확산, 중저가 라인업 고도화가 향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와 국제사회는 애플과 삼성이 이끄는 양강 구도가 앞으로도 지속될지, 또는 신흥 제조사들이 기술 혁신과 가격 전략을 앞세워 상위권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