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급망 ESG 공시 수준 50.4%로↑…국내 대·중견기업, 인센티브 중심 관리 강화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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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대·중견기업의 공급망 ESG 환경 사회 지배구조 공시 수준이 꾸준히 높아지며 기업과 협력사 전반의 관리 강도가 커지고 있다. 3년 연속 공시 충족비율이 상승하고, 협력사에 대한 인센티브 중심의 평가 활용이 확대되면서 중장기적으로 탄소중립과 연계된 공급망 관리 체계가 자리 잡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5일 한국거래소 KRX ESG 포털에 2024년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율 공시한 상장 대·중견기업 218개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ESG 관리 수준과 공시 내용을 분석한 2025년 대·중견기업 공급망 ESG 관리 실태분석 결과를 내놨다.

국내 ESG 자율공시 대·중견기업, 공급망 관리 공시 수준 50% 돌파
국내 ESG 자율공시 대·중견기업, 공급망 관리 공시 수준 50% 돌파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공급망 ESG 관리 활동 평균 충족비율은 2023년 39.1퍼센트, 2024년 42.7퍼센트에서 올해 50.4퍼센트로 상승했다. 3년 연속 상향 흐름을 이어가며 처음으로 50퍼센트 선을 넘어선 것이다. 충족비율은 공급망 ESG 관리와 관련한 세부 지표별 활동 내용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얼마나 공시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해당 활동을 수행하고 그 내용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충족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공급망 ESG 관리 수준이 절대적으로 우수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공급망 관련 ESG 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있으며 관련 정보 공시가 강화되고 있다는 방향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를 통해 내부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넓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협력사 대상 ESG 평가 결과를 실제 계약과 거래에 반영하는 기업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ESG 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불이익을 부과하는 기업 비중은 지난해 44.2퍼센트에서 올해 58.3퍼센트로 14.1퍼센트포인트 상승했다. 공급망 전반에 ESG 성과 연동형 거래 관행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협력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ESG 평가 결과를 활용하는 기업이 빠르게 증가했다. 이러한 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31.7퍼센트에서 45.4퍼센트로 확대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평가 결과를 주로 보상과 혜택에 연계하는 보상 중심 관리 기조가 강화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제재나 거래 축소에 초점을 맞춘 부정적 관리가 아닌, 장기 거래와 우대 조건 등 긍정적 유인을 통해 협력사의 ESG 개선을 유도하는 흐름이 감지된다는 설명이다.

 

협력사에 대한 하드웨어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협력사 설비 지원 등 유형 자원을 제공하는 기업 비중은 지난해 18.1퍼센트에서 올해 28.9퍼센트로 10.8퍼센트포인트 늘었다. 대·중견기업이 협력사의 노후 설비 개선이나 환경 안전 설비 투자 등을 뒷받침하며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탄소중립과 연계한 공급망 ESG 관리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는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 비중은 전년보다 10.2퍼센트포인트 늘어난 24.8퍼센트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공급망 전반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관리 체계가 점차 확산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단순히 자사 사업장에 한정하지 않고 협력사와 공동으로 탄소 감축을 추진해야 하는 글로벌 규범을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소기업계에서는 대·중견기업의 공시와 관리 강화 흐름이 중소 협력사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설비·기술 지원과 인센티브를 활용한 상생 모델로 이어질 경우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현재의 인센티브 중심 관리 기조가 유지되고, 정보 공시가 보다 표준화될 경우 중소기업의 대응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실태분석 결과를 토대로 공급망 ESG 관리와 공시 확대가 대·중견기업과 협력사 모두의 경쟁력 제고로 연결되도록 정책 제안과 현장 의견 수렴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향후 정책 방향은 국제 ESG 공시 기준 도입 속도와 탄소중립 이행 요구 수준에 따라 보다 세밀하게 조정될 전망이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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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esg#공급망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