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5차례 선방”…홍성민, 전북전 무패 저지 실패→포항의 새로운 희망
빗방울이 스치는 포항스틸야드, 그라운드에 첫 발을 내딛은 만 18세 홍성민의 표정에는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엿보였다. 프로 무대를 처음 밟은 신예 골키퍼는 연신 날카로운 집중력으로 골문을 지키며, 선두 전북 현대의 맹공에도 위축되지 않는 존재감을 보였다. 관중들의 환호는 젊은 수문장에게 향했고, 그 속에서 홍성민은 자신만의 경기를 펼쳤다.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K리그1 22라운드 맞대결은 세대교체의 상징과도 같았다. 포항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한 기성용, 그리고 데뷔전을 맞이한 홍성민이 나란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홍성민은 전반 14분, 전북 콤파뇨와의 위기 상황에서 날카로운 판단과 슈퍼 세이브를 연출했다. 전체적으로 그는 5차례의 결정적인 방어로 베테랑 골키퍼 못지않은 활약을 보였다.

전반에는 포항이 홍윤상과 이호재의 연속골로 2-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들어 전북이 이승우, 티아고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고, 후반 추가시간 이호재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승리는 전북으로 기울었다. 포항이 2-3 역전패를 당하면서 전북의 17경기 무패 행진을 꺾지 못한 순간,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희망도 함께 자리했다.
경기 종료 후 박태하 감독은 홍성민의 데뷔전을 높이 평가했다. 박 감독은 "첫 경기, 큰 무대에서 경험 없는 선수가 이 정도까지 해냈다는 점, 충분히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홍성민 역시 “이기진 못했지만,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하며, 마지막 실점 상황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마지막 골, 조금 더 집중했으면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자평했다.
이번 경기는 기성용 이적 후 첫 경기이기도 했다. 부상으로 오래 그라운드를 떠나 있던 기성용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포항에 합류했고, 젊은 수비수 홍성민과 나란히 데뷔했다. 경기 전날 식사 자리에서 기성용은 홍성민에게 “신기하고 좋다. 그냥 즐겁게 하라”고 조언했으며, 경기 후에는 데뷔를 축하했다. 또한, 홍성민은 기성용 장학사업 1기 장학생으로도 인연이 깊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포항 공연장에는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베테랑의 노련미가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순간이 흐르고 있었다. 팬들에게는 역전패의 아쉬움보다는, 홍성민이 선사한 안정감과 가능성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경기장의 비를 맞으며 골문을 지킨 홍성민, 그리고 새 유니폼을 입은 기성용. 포항스틸야드는 역동적인 세대교체의 현장이 됐다. 포항스틸러스의 다음 행보와 함께, 두 선수의 도전은 앞으로도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