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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우산, 젖은 바지”…장흥의 흐리고 습한 여름날씨에 적응하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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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우산, 젖은 바지”…장흥의 흐리고 습한 여름날씨에 적응하는 일상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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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흐린 날을 준비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반짝해가 고개를 내미는 시간에도, 언젠가 갑자기 쏟아질 비를 걱정하는 것이 여름 장흥의 일상이 됐다. 작은 접이식 우산을 가방에 늘 넣어두고, 외출 전 하늘빛을 한 번 더 살피게 된다.  

 

이번 8월 초부터 장흥은 한동안 습도가 높은 흐린 날씨와 간헐적인 비 소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낮 최고기온은 31도 안팎에서 머물지만, 토요일과 주말 한복판인 9일에는 강수 확률이 88%에 달하는 여러 차례 소나기가 예보됐다. 이후로도 맑음과 흐림이 반복되고, 중간중간 짧은 비, 그리고 뇌우까지 예고돼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대비 남부 내륙 장흥의 8월 중반 강수일수는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습도 80%대의 무더운 날에 벼락이 치는 저녁이면 누군가는 “오늘도 세탁물이 제대로 마르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그러다 보니 지역 커뮤니티에는 “비 소식 체크가 하루 일과”라는 글이 종종 보인다.  

 

기상 트렌드 분석가들은 이같은 패턴을 ‘예측하지 못하는 여름’이라 부른다. 신지현 기상컨설턴트는 “습한 지역성 기후에선 체온 조절만큼이나 마음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변화무쌍한 구름 사이에서 나만의 컨디션을 챙기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올해 장흥 여름은 우산이 신발보다 더 자주 필요하다”, “땀과 빗물에 젖는 하루가 된다”는 고백이 SNS에 조금씩 늘고 있다. 장흥 주민 박모 씨는 “예전엔 비 오는 날만 조심했는데, 이젠 맑다는 예보도 그대로 믿지 않는다”고 웃었다.  

 

습도 높고 예방이 어려운 비, 불쾌지수가 덩달아 오르는 날엔 실외활동보다는 집 안에서 쉬는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많아졌다. 오늘 저녁 창밖을 무심코 보며, 사람들은 “언제 해가 나올까” 기다리다가도, 습기 어린 꽃잎과 물방울 맺힌 골목의 풍경에서 여름을 새롭게 만난다.  

 

작고 사소한 준비와 선택이 이어지는 요즘, 장흥의 이 습한 8월은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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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강수#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