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 시너지 키운다 한컴그룹, 2026 임원진 재편
인공지능과 데이터, 디지털 금융을 앞세운 한컴그룹의 체질 개선이 핵심 보직 재편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컴그룹이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보안과 디지털 자산, 데이터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낸 리더들을 전면에 배치해 향후 3년을 겨냥한 성장 축을 재정렬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AI 기반 보안과 금 실물연계자산 같은 신사업이 그룹 포트폴리오 전반의 수익 구조를 바꾸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컴그룹은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총 12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핵심은 한컴위드 송상엽 대표이사의 사장 승진이다. 송 사장은 그룹 내 보안 사업군과 한컴금거래소를 동시에 성장 궤도에 올려놓은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컴위드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매출을 넘어섰고, 수익성도 개선해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사장은 금 실물연계자산으로 불리는 RWA 사업을 본격화한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RWA는 실물 자산을 디지털 토큰 등으로 연계해 유동성을 높이는 디지털 금융 기술로, 전통 자산과 블록체인 인프라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한컴위드는 금 거래와 연계된 RWA 구조를 추진하면서 보안 기술과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결합해 그룹 차원의 핀테크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보안 기술 측면에서도 한컴위드는 양자컴퓨터 시대를 대비한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확보하며 차세대 정보보호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 연산으로도 쉽게 풀리지 않도록 설계된 암호 체계로, 기존 공개키 암호가 갖는 취약성을 보완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더해 AI 기반 딥페이크 탐지 기술을 내재화하며, 이미지와 음성을 교묘하게 조작하는 생성형 AI 위협에 대응하는 보안 라인업을 갖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데이터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한컴이노스트림의 역할이 커진다. 리포팅 및 전자서식 솔루션 전문 기업인 한컴이노스트림은 이번 인사에서 최성 대표가 전무로 승진하며 사업 확장의 중책을 맡았다. 한컴이노스트림은 기업·공공기관 시스템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가공해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리포팅 툴 기술력으로 성장해온 회사다. 최근에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데이터 시각화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며, 데이터 분석과 의사결정을 묶는 프런트엔드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한컴그룹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그룹 전반의 데이터 밸류체인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오피스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데이터 시각화를 아우르는 구조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다시 서비스 고도화와 신사업에 투입하는 선순환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AI 기반 문서 작성과 협업 툴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리포팅과 BI 기술을 결합하면 엔드투엔드 업무 데이터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승진 인사는 영업과 현장 중심 리더십 강화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한컴라이프케어 홍진아 상무, 한컴이노스트림 한창진 상무, 한컴 최재남 이사, 한컴위드 김동환 이사 승진은 그룹 차원의 영업 역량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공·B2B 시장에서 누적된 채널과 레퍼런스를 활용해 AI, 보안, 데이터 사업의 크로스셀링을 추진하는 전략이 예상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한컴의 AI 사업과 IT 인프라 혁신을 이끌어 온 현장형 리더들도 신규 임원으로 합류했다. 그동안 한컴은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반 기업에서 벗어나 AI 언어 모델과 클라우드 서비스, 디지털 자산, 보안 플랫폼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이에 따라 AI 성능과 서비스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커진 상황에서, 실제 프로젝트와 고객 환경을 경험한 실무형 리더의 의사결정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IT·핀테크 시장에서 AI 보안과 RWA,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된 점도 한컴그룹의 인사 방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디지털 자산 플랫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데이터 보호 규제, 기업용 생성형 AI 도입이 동시에 진행되며, 보안과 데이터 거버넌스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한컴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레퍼런스 구축까지 노릴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서도 위기관리 능력과 사업 추진력을 입증한 리더들을 과감히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증된 리더십을 기반으로 AI를 포함한 그룹 핵심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타깃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산업계는 한컴그룹이 인사 재편을 통해 확보한 실행력이 실제 매출 다변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