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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데이터로 똑똑해지는 익시오…LGU플러스·BC카드 AI추천 강화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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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의 인공지능 통화 서비스가 결제 데이터를 품으면서 생활밀착형 플랫폼 경쟁이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BC카드의 가맹점 결제 데이터를 인공지능 통화앱 익시오에 결합해, 통화 중 실시간으로 맛집과 상점 정보를 추천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통신사 AI 에이전트가 카드사 결제 데이터를 흡수해 개인화 추천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첫 사례로, 업계에서는 통신사와 금융 데이터의 결합이 본격적인 데이터 동맹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는 4일 BC카드와 익시오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카드사가 보유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익시오 AI 검색 기능의 정확도와 품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협약식은 전날 서울 종로구 BC카드 본사에서 열렸다. LG유플러스는 내년 출시 예정인 익시오 AI 비서에 BC카드의 가맹점 데이터를 탑재해 통화 도중 고객이 요구하는 정보 탐색과 추천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익시오 AI 비서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이해하는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통화 흐름을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즉시 찾아주는 통화 특화 AI 에이전트다. 사용자가 통화 중 특정 장소나 업종을 언급하면 AI가 통화에 실시간으로 개입해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그 결과를 통화 상대와 공유할 수 있는 점이 핵심이다. 기존 통화 녹취·요약 중심 서비스와 달리, 대화 맥락에 맞춘 능동적 정보 제공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구조다.  

 

BC카드 데이터와 결합되면서 익시오의 장소 검색과 추천 기능은 결제 기반 상권 데이터까지 활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익시오 이용 고객이 통화 중 용산역 맛집을 물어보면, 단순 위치 기반 정보가 아니라 BC카드의 실제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출 규모가 높고 방문 패턴이 안정적인 식당을 추려 알려주는 방식이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평일·주말, 시간대별 혼잡도와 재방문률 등이 반영돼 보다 현실적인 추천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BC카드는 전국 55만개 이상 가맹점 결제 이력을 분석해 잇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잇플은 카드 결제 이력을 토대로 이용자의 방문 패턴과 매장 혼잡도, 시간대별 유입 특성 등을 시각화해 주는 데이터 기반 상점 분석 서비스다. 이번 제휴를 통해 이러한 잇플의 상권 분석 결과가 익시오와 연동되면서, 고객이 실제로 체감하는 맛집·장소 추천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일반 검색 포털이나 리뷰 앱이 후기 수와 별점에 크게 의존하는 것과 비교하면, 실제 결제 행태를 반영한 추천이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생긴다.  

 

시장 측면에서 이번 협력은 통신사 AI 에이전트가 일상 생활 영역으로 본격 진입하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익시오는 통화 중 장소 추천에 그치지 않고, 향후 AI 검색과 추천, 번호정보 제공 등 통화 기반 서비스를 결합한 생활형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는 통화를 끊고 별도 앱을 켜지 않아도, 대화 도중 필요한 정보를 바로 받아볼 수 있어 검색 단계를 줄이고 의사결정을 빠르게 할 수 있다.  

 

경쟁 구도에서는 통신사와 빅테크, 카드사 간 데이터 결합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통신·금융 데이터 융합을 통해 위치 기반 맞춤형 광고와 상권 분석 서비스가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각 통신사가 AI 콜봇, 통화 비서, 음성비서 서비스에 추천 알고리즘을 결합하고 있어, 앞으로는 누가 더 풍부하고 정교한 생활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BC카드 입장에서도 통신사 AI 채널을 활용해 잇플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상권 분석 데이터의 사업화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결합 규제 준수가 핵심 과제로 남는다. 카드 결제 정보는 고도의 민감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익명화와 가명처리, 목적 외 사용 제한 등 관련 법제를 면밀히 따르는 것이 필수다. 통신·금융 데이터 결합은 한국 데이터 기본법과 개인정보 보호법, 신용정보법 등의 적용을 받는 만큼, 데이터 결합 과정에서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한층 강화된 비식별화 기술과 보안 체계가 요구된다.  

 

LG유플러스는 BC카드 데이터 연동을 시작으로, 익시오의 AI 검색과 추천, 번호정보 제공 등 핵심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통화라는 고정된 사용 습관 위에 AI 에이전트를 얹고, 그 위에 금융·커머스·위치 데이터까지 입히는 구조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 에이전트추진그룹장은 BC카드의 가맹점 데이터가 AI 에이전트의 개인화 추천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며, 익시오 고객의 선택 고민을 줄이고 일상에서 체감하는 AI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성수 BC카드 데이터사업본부장도 양사 협업을 통해 더 정교한 추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폭넓은 사업 협력으로 서비스 고도화와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통신사 AI와 카드사 데이터가 결합한 이번 모델이 실제 시장에 안착하며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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