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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인생역정 디지털로”…그라비티, 스위치 공략 속도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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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IP를 콘솔로 확장하는 움직임이 게임 산업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그라비티가 닌텐도 스위치 신작 더 게임 오브 라이프 포 닌텐도 스위치를 아시아 주요 지역에 출시하며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온오프라인 멀티플레이와 다국어 지원을 내세워 가족형 캐주얼 수요를 겨냥한 전략으로, 업계에서는 그라비티의 콘솔 시장 안착 여부가 향후 IP 비즈니스 모델 전환 속도를 가늠할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라비티는 18일 인기 보드게임을 기반으로 만든 더 게임 오브 라이프 포 닌텐도 스위치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지역은 일본을 제외한 한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권으로, 현지 이용자를 대상으로 동시 공략에 나섰다. 그라비티는 앞서 일본 완구 기업 토미와 아시아 지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현지화·유통 구조를 정비해왔다. 패키지와 디지털 다운로드 두 가지 버전을 준비해 유통 채널을 넓힌 점도 특징이다.  

더 게임 오브 라이프 포 닌텐도 스위치는 동명의 보드게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지털 버전이다. 이용자는 게임 내 룰렛을 회전해 나온 수만큼 이동하고, 도착한 칸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를 경험하면서 캐릭터의 삶을 설계한다. 결혼과 직장 선택, 자녀 계획, 부동산 구입과 같은 인생사의 선택지를 간단한 조작을 통해 구현해, 복잡한 규칙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게임 진행 방식은 원작의 핵심 재미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플랫폼에 맞게 최적화됐다. 이용자는 커리어, 사랑, 자산 축적 등 여러 가치 중 어느 영역에 집중할지 선택할 수 있고, 게임 내 건물 구입이나 보물 수집을 통해 자산 가치를 불려 나간다. 최종적으로 게임 종료 시점에 산정된 총자산 규모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구조로, 한 판 한 판이 짧은 경기로 구성돼 닌텐도 스위치의 휴대성과도 맞물린다.  

 

플레이 환경은 오프라인 로컬과 온라인 네트워크 멀티플레이를 모두 지원한다. 최대 4명까지 동시 플레이가 가능해, 가족 단위 이용자나 친구와 함께 즐기는 파티형 콘텐츠 수요를 겨냥했다. 언어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간체와 번체를 지원해 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장벽을 낮췄다. 이러한 다국어 전략은 동일 빌드로 복수 국가 이용자를 흡수하려는 게임사들의 공통된 수익화 모델과도 맞닿아 있다.  

 

콘솔 시장 측면에서 보면, 모바일과 PC 온라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게임사가 패키지 콘솔 타이틀을 동시 제공한 점이 눈에 띈다. 디지털 다운로드 중심의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도 패키지 유통을 병행해 소장용 수요와 선물용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 특성상 가족·캐주얼 라인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IP 인지도가 높은 보드게임 기반 타이틀을 통해 신규 이용자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  

 

IP 협력 구조에서도 완구 회사와 게임 퍼블리셔 간 협업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토미가 보유한 더 게임 오브 라이프 IP와 그라비티의 디지털 게임 개발·운영 역량이 결합된 형태로, 보드게임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성을 유지하면서도 콘솔 이용자에게 익숙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그래픽 연출이 더해졌다. 글로벌에서는 이미 여러 보드게임이 모바일·콘솔 플랫폼으로 이식된 바 있어, 이번 협업 역시 IP 수명 주기를 연장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박진온 그라비티 사업 팀장은 더 게임 오브 라이프를 보드게임에서 닌텐도 스위치로 확장한 점을 강조하며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오프라인 멀티플레이와 다양한 언어 지원을 통해 여러 지역 이용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며, 지역 간 동시 접속 플레이를 통한 커뮤니티 확장 효과를 기대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번 타이틀 성과에 따라 그라비티의 향후 콘솔 전용 혹은 멀티 플랫폼 전략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특히 모바일 중심 구조에서 콘솔과 PC 패키지로 외연을 넓히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드게임과 같은 비디지털 IP의 게임화 성공 사례가 추가될 경우 IP 기반 2차 창작 시장이 한층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는 더 게임 오브 라이프 포 닌텐도 스위치가 실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요를 확보할지 주시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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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더게임오브라이프포닌텐도스위치#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