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함께 선출된 무능 심판해야"…조승래, 내년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전승 목표
정권 교체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결 전선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선출된 국민의힘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전면 심판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지방선거기획단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지방선거 구도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맞물린 정치적 심판의 장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민의힘 소속 현직 단체장들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선출된 사람들이다. 준비도 안 되고 무능한 사람들이 많이 당선된 것도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조승래 단장은 특히 "윤석열과 함께 이분들에 대한 정치적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의 국정 기조와 연계해 "이재명 정부의 성과가 지역으로도 확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과 지방선거의 의미를 연결하며 "새 정부 출범으로 대전환의 토대가 만들어졌다면 이를 토대로 대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주어진 과제다"라고 평가했다. 지방선거를 새로운 국정 동력 확보와 지역 정책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선거 목표와 관련해 조승래 단장은 광역단체장 선거 기준으로 사실상 전 지역 승리를 제시했다. 그는 "숫자로 얘기할 생각은 없다. 다 이기는 게 목표다"라며 "광역단체장 선거는 주 전선을 TK, PK 사이에 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선을 그렇게 형성하고 거기서 격전이 벌어지게 되면 나머지 선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여온 TK 대구·경북, PK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핵심 승부처로 규정한 셈이다. 조승래 단장은 영남권 전략과 관련해 "영남 지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철강·석유화학·자동차·조선·전자 등이다"라며 "그런데 여러 가지 구조적 변동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 행정·정치권의 구조적인 무능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하고, 그게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영남 지역에서 산업 전환과 일자리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정조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수도권 핵심 지역인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조승래 단장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오세훈 시장이 그렇게 센가"라고 반문하며 견제구를 던졌다.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의 인지도 열세 지적에 대해선 "늘 도전자들은 체급이 낮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대신 체급이 높아지면 그만큼 참신성이 떨어지고 무능함이 더 부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은 점점 글로벌화하고 있는데, 이 매력 있는 도시에 대해 시장을 4번 하도록 오 시장이 한 게 뭐가 있나"라고 반문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성과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해서도 조승래 단장은 상징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안정적으로 승리하는 게 중요하고,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방향성을 보여주시는 분들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논의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으며 공천 논의는 초기 단계임을 시사했다.
공천 일정과 관련해서는 조승래 단장이 직접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후보들에게 적어도 한 달 정도 이상의 선거운동 기간을 부여하려고 한다"며 "공천을 늦어도 4월 중순 전에는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공천 절차가 마무리되면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체제 전환의 분기점으로는 이른바 공천자 대회를 예고했다. 조승래 단장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돌입 전 공천자 대회를 할 생각이다"라며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부터 기초단체장 후보, 광역·기초 의원 후보까지 다 모이는 대규모 행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민주당이 정말로 잘 준비돼 있구나라는 느낌을 국민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5월 10일 전후에 열릴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론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였다. 조승래 단장은 "별로 고민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 "우리는 우리 당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선거 목표를 갖고 차분하게 준비해 치를 것이다. 원칙대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단체장 심판론, 이재명 정부 성과 확산, 영남 구조 전환, 서울 시정 견제 등 다층적인 메시지를 동시에 구사하면서 여야 간 대립 구도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국회와 정치권은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공천 경쟁과 야권 연대 논의, 지역 개발 공약 등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야는 향후 선거 일정을 고려해 지역 현안과 민생 과제를 놓고 경쟁적으로 정책 제안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