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가족친화인증으로 조직문화 혁신 넥슨게임즈, 인재경쟁력 강화 나선다

김서준 기자
입력

게임 개발사 넥슨게임즈가 성평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 기업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장시간 노동과 프로젝트 단위 고강도 업무로 대표되던 국내 게임·IT 업계에서 법정 기준을 넘어선 수준의 육아·돌봄·유연근무 제도를 공식 인증받았다는 점에서 산업 내 인력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인재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가족친화경영이 개발자 이직률을 낮추고 조직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게임즈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 기업에 신규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가족친화인증은 자녀 출산과 양육 지원, 유연근무제도 운영 등 가족친화 제도를 모범적으로 도입한 기업에 부여되며, 인증 효력은 3년간 유지된다. 넥슨게임즈는 가족친화경영에 대한 직원 만족도, 가족 돌봄 휴직 제도, 유연근무제 운영 실적, 가족 휴양시설 및 비용지원 등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인증의 핵심 기반은 법정 기준을 상회하는 육아·돌봄 제도다. 넥슨게임즈는 육아휴직 사용 기간을 최대 2년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으며, 난임치료 휴가도 별도로 지원한다. 출산 전후 휴가 기간 90일에 대해 급여 100퍼센트를 지급하고, 출산 지원금, 사내 어린이집 운영, 자녀 초등학교 입학 선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가족 돌봄 휴직 등 제도를 패키지로 제공하면서 개발자와 직원의 생애주기별 부담을 줄이고 있다.  

 

근무 형태 측면에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전제로 한 유연근무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개인 상황에 따라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고, 여가지원 프로그램과 리프레시 휴가, 휴가비 지원 등 휴식 중심 복지 제도도 운영 중이다. 게임산업 특유의 야근·크런치 문화에 대한 개발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돼 온 상황에서, 근무 환경 개선을 제도 수준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게임·IT 업계에서는 가족친화인증과 같은 공식 제도가 인재 확보 경쟁에서 중요한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고급 개발자와 기획자, 데이터 인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단순 연봉 경쟁만으로 인력을 지키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연근무와 육아 지원을 강화한 IT 기업들은 조직 내 이직률과 번아웃을 줄이고 프로젝트 품질을 높였다는 내부 평가를 내놓는 추세다.  

 

해외에서도 디지털 기업을 중심으로 가족친화정책이 핵심 인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IT 기업들은 재택근무, 장기 육아휴직, 배우자 출산휴가 등 제도를 앞다퉈 확장해 왔으며, 이를 통해 인력 유출을 줄이고 다양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에서도 글로벌 수준에 맞춘 복지 체계가 투자 유치와 해외 인재 영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 측면에서 가족친화인증은 단순 복지 평가를 넘어 기업 경영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인증 기업에 공공조달 참가 시 가점, 금융 우대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인구구조 변화와 저출산 대응 차원에서도 가족친화경영 확산을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인수 넥슨게임즈 경영총괄본부장은 넥슨게임즈가 가족친화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해 왔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게임·IT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가족친화경영이 대규모 투자나 기술 스택 못지않게 핵심 경쟁요소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계는 이러한 조직문화 혁신이 실제 현장에서 개발자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넥슨게임즈#성평등가족부#가족친화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