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민연금 의결권 제대로 행사해야"…이재명 대통령, 기업 경영 통제 역할 강조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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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을 둘러싼 통제와 형평성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보험료 부담 방식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강경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국정 운영의 기조가 분명해지는 모습이다.  

 

자료의 날짜에 따르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연금공단을 향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을 정면으로 거론하며 공적 연기금의 주주 감시 기능을 강화하라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단은 국민의 주주로서 권한을 대신 가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기업의 경영을 좌지우지하지는 않더라도, 이상한 일을 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통제는 해야 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국민 재산을 운용하는 연기금이 경영 간섭 논란을 의식하되, 비정상적 경영 관행에 대해서는 적극 견제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부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겨냥해 "특히 우리나라의 원시적·후진적 경영 행태를 보이는 곳에 대해서는 확실히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후진적 지배구조와 부당한 의사결정을 억제하는 실질 수단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연금 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한 구체 방안을 주문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첫 보험료를 국가가 대신 내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첫 보험료를 국가가 내면, 그 후 가입자가 돈을 납부하지 못하더라도 전체 보험 가입 기간이 늘어 수혜가 커진다"고 설명하며, 제도 설계 차원에서 취약계층과 불안정 노동자의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경험을 언급하며 정보 격차에 따른 혜택 쏠림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제가 성남시장일 때 연금공단 직원 한명이 저한테 슬쩍 첫 보험료만 미리 내놓는 방법을 얘기를 해주더라"며 "그러면서 공단 가족들만 하는 방법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문제가 있다. 복지 정책은 공평하게 적용돼야지 약삭빠르고 정보가 많은 소수만 혜택을 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제도 밖의 편법적 활용이 아니라, 제도 안에서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기회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라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복지 사각지대 해소 문제도 함께 꺼냈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취약계층 먹거리·생필품 무료 지원 사업인 그냥 드림 사업과 관련해 신속한 확대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먹고살기 어려워 가족을 끌어안고 자살한다거나 배고파서 계란 한 판을 훔쳤다가 징역형을 받는 일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대한민국 사회에선 굶어서 고통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들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제고, 기초 생계 보장 확대 등 복지·연금 정책 전반에서 국가 책임을 높이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는 기업 경영 자율성과의 충돌, 첫 보험료 국가 대납은 재정 부담과 형평성 논란을 동반할 수 있어 향후 정치권 공방이 예고돼 있다.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스튜어드십 코드 운용 원칙과 보험료 지원 방안, 그냥 드림 사업 확대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는 관련 제도 개선 논의를 다음 회기에서 본격화할 계획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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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국민연금공단#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