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사업 전적 5승1무1패"…김관영, 자서전 통해 재선 도전 시사
정치적 향배를 둘러싼 갈등과 전북 지역 현안이 다시 부상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자서전을 내고 도정 성과와 향후 구상을 대거 담으면서 사실상 재선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전주·완주 통합, 새만금 예산 축소, 비상계엄 논란 등 굵직한 쟁점과 맞물리며 지역 정치 지형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김관영 지사는 최근 출간한 김관영의 도전에서 도지사 재임 기간 주요 사업 추진 성과를 구체적인 숫자로 정리하며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책에서 주변에서 안 될 것이라고 고개를 젓는 일을 직접 프레젠테이션해서 이뤄낸 전적만 5승 1무 1패라고 적고, 도전 정신을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으로 내세웠다.

김 지사는 하이퍼튜브 진공관 사업, 익산 청소년 디딤센터 사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까지 다섯 건을 5승 사례로 제시했다. 바이오 특화단지의 경우 정부 지정이 미뤄진 상황을 언급하며 무승부로 기록했고, 대한민국 갯벌보전센터 건립사업은 전남 신안군에 내줬지만 해양수산부로부터 50억 원 추가 지원 약속을 받았다며 1패로 분류했다.
그는 나는 가진 게 많지 않아서 잃을 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자평하며 내 몸만 건강하면 평생 도전에는 문제가 없고 전북도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늘 도전이라는 가치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재선 출마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도지사로서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으로 해석된다.
전주·완주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를 사용했다. 김 지사는 전주와 완주가 통합한다면 서울 면적의 1.7배에 인구 73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위상이 높아진다며 그만큼 올림픽 유치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도시 규모 확대를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 전략과 연계한 셈이다.
이어 그는 전주·완주 통합특례시가 된다면 하나의 도시권으로 도시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도시철도나 광역버스 등 교통 문제 해결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보다 더 좋은 지역발전의 계기가 어디 있겠느냐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다시 퇴보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통합 논의의 향배에 따라 전북의 중장기 발전 구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자서전에는 개인사와 중앙 관료·법조 경력도 담겼다. 김 지사는 시골 소년 분투기, 아내와의 만남, 재정경제부 공무원 시절 경험, 김앤장 법률사무소 10년 근무 경력, 실용적 정치에 대한 고민을 회고하며 정치적 배경과 가치관을 풀어냈다. 다만 서술의 상당 부분은 도정 현안과 향후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에 대한 언급도 포함됐다. 김 지사는 많은 분량을 할애하지는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윤석열 정부 시절 전북은 수모를 겪었다고 적었다. 그는 명백히 중앙정부의 책임인데도 잼버리 사태의 모든 책임을 전북에 떠넘겼고, 새만금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며 이런 홀대와 차별은 지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지역 시민사회와의 갈등 지점도 짚었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난달 27일 발표에서 도지사와 도내 14개 시·군 단체장이 12·3 비상계엄에 맞서지 않고 행정안전부 지침을 따르는 등 내란에 동조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론이다. 김 지사는 책에서 이 주장에 대해 법률가 출신으로 보기에 계엄 포고령 1호는 명백히 헌법을 위반하고 국민을 위협하는 불법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불법인 만큼 그 어떤 지시에도 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자정에 곧바로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적극 반박했다. 당시 정부 지침과 거리를 두려 했다는 점을 법적 판단과 함께 부각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이번 자서전이 도정 평가서이자 재선 출마 선언장 역할을 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정 사업을 승패 기록으로 제시하며 성과를 수치화하고, 전주·완주 통합과 올림픽 유치, 교통 인프라 확충 구상을 전면에 배치한 점이 향후 선거 국면에서 핵심 공약의 토대가 될 수 있어서다.
자서전 말미에서 김 지사는 김관영의 정체성은 쉬지 않고 도전하면서 전북도에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라며 주어진 시간 동안 도민들과 발맞춰 가슴 뜨겁게 밭을 갈아 씨를 뿌리며 신명 나게 춤을 추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정치 일정과 맞물려 김 지사의 도전 메시지가 지역 여론과 선거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