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2 월드거래소 연다…엔씨, 연말 이용자 락인 전략 강화
MMORPG 아이온2가 서버 경계를 허무는 월드 거래소를 도입하고 대규모 밸런스 패치를 단행하며 연말 이용자 락인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0일 정기 업데이트를 통해 거래 시스템과 전투 구조를 손보고,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이벤트를 동시 개시한다. 모바일 중심 수익 다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핵심 라이브 서비스 신작에 거래 편의성과 보상 강화를 집중해 체류 시간과 결제 전환율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게임 내 경제 규모를 키우는 월드 거래소, 중고수 이용자 만족도를 겨냥한 클래스 케어, 성장 동기를 자극하는 보상 구조 개편이 맞물리면서 연말 경쟁작들과의 이용자 확보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전날 공식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아이온2의 이번 정기 업데이트 내용을 먼저 공개했다. 핵심은 전 서버 공용 경제 시스템인 월드 거래소 오픈과 전방위 클래스 케어, 어비스와 필드 보스 중심의 PvE 콘텐츠 조정,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 이벤트 시작이다. 정식 패치는 10일 라이브 서버에 적용된다.

월드 거래소는 모든 서버 이용자가 동일한 거래 장을 공유하는 구조다. 기존처럼 서버별 개별 거래소도 유지하면서, 월드 단위 거래소를 병행 운영해 고가 아이템과 대량 자원을 서버 간 수급 imbalance 해소 장치로 삼는 형태다. 이용자는 서버 거래소와 월드 거래소 각각에 최대 10개까지 물품을 등록할 수 있고 등록 수수료는 두 채널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거래량과 유동성이 큰 만큼 월드 거래소에는 서버 거래소보다 2배 높은 거래 세금이 붙는다. 수요가 집중되는 희귀 아이템 거래를 글로벌 오더북처럼 통합하되 수수료 차등으로 인플레이션과 골드 농축을 제어하는 장치로 읽힌다.
신규 서버 포에타와 이스할겐은 기존과 동일하게 단일 서버 거래소만 사용할 수 있다. 초반 서버 경제 안정을 위한 보호 구간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초반 가격 형성 과정에서 외부 자본 유입에 따른 가치 왜곡을 막아 중·장기 수명 확보를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전투 측면에서는 클래스 간 성능 격차를 줄이는 클래스 케어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우선 검성, 수호성, 마도성, 치유성의 공격력 증가 최대치와 피해 증폭 비중을 재조정해, 특정 클래스만 고스펙 장비와 버프 조합에서 과도한 우위를 점하던 구조를 손본다. 각 직업이 가진 성장 한계치와 스탯 효율을 조정해 상위권 PvP와 고난도 PvE 메타를 다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모든 클래스에 공통 적용되는 그로기 스킬 특화 옵션 가운데 재시전 시간 감소 효과도 변경된다. 군중 제어 중심의 폭딜 콤보가 반복되던 메타를 조정해, 스킬 회전율에 의존한 일방적 제압보다는 상호 대응이 가능한 전투 흐름을 유도하려는 설계다.
콘텐츠 구조도 이용자 피드백에 맞춰 손질된다. 경쟁과 보상이 집중되는 어비스는 보스 리스폰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다. 등장 간격이 짧아지면 특정 시간대·특정 세력이 독점하는 빈도가 내려가고, 참여 기회가 늘어나 중소 규모 군단도 보상에 접근하기 쉬워진다. 어비스 지역 정예 몬스터는 은 훈장 조각을 새로 드랍하도록 해 필드 파밍만으로도 장기 목표인 보상 획득 루트가 열리는 구조를 만든다.
필드 보스는 출현 속도를 두 배로 높이고 체력을 상향한다. 등장 빈도를 늘리면서 체력을 키워, 단시간에 소수 인원에게 쓸려 나가는 현상을 줄이고 참여 인원을 넓히려는 조합이다. 출현 주기를 단축하고 내구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서버별 협동 플레이와 경쟁을 동시에 유도하는 전형적인 라이브 서비스 튜닝에 가깝다.
필드 이벤트와 차원 침공 콘텐츠는 플레이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된다. 반복 참여에 필요한 시간과 난이도는 낮추고, 대신 보상 효율을 높이는 구조를 채택해 일일 루틴 콘텐츠를 피로도보다 보상 중심으로 재배치했다. 성역 콘텐츠에서는 중간 보스의 아이템 드랍 확률을 올려 최종 보스 클리어에 이르지 못해도 체감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중간 스테이지에서도 의미 있는 보상을 제공해 중도 이탈을 줄이고, 낮은 스펙 이용자의 참여 동기를 유지하려는 시도다.
연말 시즌을 겨냥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우선 접속만 해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출석 이벤트 크리스마스 이브 날의 선물이 진행된다. 일일 접속 보상은 통상 게임 내 자원과 소모품, 기간 한정 코스튬 등으로 구성되며, 계정 당 확보 가능한 누적 재화를 통해 과금 아이템 구매 문턱을 낮추는 유도 장치 역할을 한다. 게임 재화 키나로 구매 가능한 데바 패스 눈 내리는 아트레이아도 등장한다. 프리미엄 패스 개념의 상품을 인게임 화폐로 접근 가능하게 열어, 무과금 및 저과금 이용자 저변을 넓히면서도 패스 상위 구간 보상은 과금형과 차별화하는 이중 설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벤트 미션 콘텐츠 얼어붙은 지령서와 이벤트 큐브 루돌프의 선물 상자는 기간 한정 미션 수행을 통해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다. 반복 퀘스트와 누적 목표를 결합해 플레이 시간이 길수록 큐브 보상 횟수가 늘어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여기에 크리스마스 전용 상점 징글벨 페스티벌 상점이 더해진다. 이용자는 이벤트 재화를 모아 상점에서 희귀 아이템이나 꾸미기 요소를 교환하게 되며, 일부 아이템은 유료 패키지와 연동돼 매출 견인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아이온2의 이번 업데이트를 두고 연말 경쟁 심화 국면에서의 이용자 기반 재정비 카드로 보고 있다. 월드 거래소를 통해 거래 규모와 경제 유동성을 키우면서도 두 배 세율로 통화량을 흡수하는 모델은, 장기 라이브 서비스에서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을 초기에 제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동시에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콘텐츠는 접속 빈도와 플레이 시간을 높이는 전통적인 수단인 만큼, 과금 중심 하드코어층뿐 아니라 라이트 유저 복귀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외 MMORPG 시장에서는 이미 모바일과 PC를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글로벌 주요 타이틀 다수가 계절 이벤트와 통합 거래소를 활용해 이용자 몰이와 수익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온2가 초반 경제 구조와 밸런싱을 안정적으로 다듬을 수 있을지가 중장기 성과의 관건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업데이트를 계기로 엔씨소프트가 아이온2를 어떤 라이브 서비스 전략의 축으로 가져갈지, 그리고 연휴 이후에도 이용자 체류를 유지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