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PC 보내기”…에스넷, 디지털격차 완화 나섰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질수록 정보기술 접근 격차가 새로운 사회적 양극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IT 인프라 보급 수준이 학습 역량과 직결되면서, 기업 보유 전산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IT 기부가 단순 장비 제공을 넘어, 환경 부담을 줄이고 디지털 소외 계층의 교육 기회를 넓히는 ESG 경영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넷그룹은 4일 한국IT복지진흥원이 주관하는 사랑의 PC 보내기 행사를 통해 총 388대 규모의 전산 장비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전달된 장비는 노트북 310대, 모니터 55대, PC 본체 및 주변기기 23대로 구성됐다. 재작년 같은 기관을 통해 집행한 기부 물량보다 약 1.5배 늘어난 수준으로, 에스넷그룹이 올해만 세 번째로 참여한 연속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넷그룹은 이번 프로그램을 자사가 축적해 온 IT 자산을 지역사회에 재투입하는 디지털 인프라 순환 모델로 규정하고 있다. 기업 내부에서 사용을 마친 장비를 데이터 초기화와 점검 과정을 거쳐 재활용함으로써, 폐기 물량을 줄이고 생산·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함께 경감하는 효과를 노린다. 특히 노트북 비중을 높여 유연한 학습 환경과 재택 기반 온라인 교육 수요에 맞춘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기부된 IT 장비는 한국IT복지진흥원을 통해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아동·청소년, 정보 인프라가 부족한 취약계층 가정, 지역아동센터와 복지시설 등으로 단계적으로 배분될 예정이다. 해당 기관은 기증 장비를 필요 기관과 가정에 연계하는 과정에서 기초 점검과 간단한 유지보수 지원도 병행해, 장비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PC와 노트북은 원격 수업, 코딩 교육, 직업훈련 콘텐츠 수강 등 디지털 기초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우선 투입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포용 정책 기조에 맞춰 공공 부문의 중고 PC 재활용 사업이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민간 기업이 연간 반복 참여 형태로 물량을 꾸준히 늘리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리퍼비시 장비 기부를 ESG 핵심 지표로 관리하는 흐름에 비춰보면, 국내에서도 IT 인프라 기부가 ESG 경영 전략의 정량 지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에스넷그룹은 자원 순환과 디지털 접근성 제고를 동시에 겨냥한 활동으로 ESG 경영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기부를 통해 보유 기술 자산이 필요한 곳에서 다시 쓰이며 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지역사회 구성원의 배움과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자원 재순환과 디지털 접근성 제고를 축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IT 업계에서는 디지털 인프라 기부가 단발성 캠페인을 넘어 정기 프로그램으로 정착할 경우, 저소득층 청소년의 학업 격차를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간 디지털 역량 편차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러한 민간 주도형 IT 자산 순환 모델이 향후 정부 디지털 포용 정책과 맞물려 하나의 표준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