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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실종 예방 앞장선다”…한미사이언스, 공동체 치안 파트너로 인정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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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기반 모바일 서비스가 실종아동 예방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경찰청 실종예방 시스템과 연계한 제품 패키지를 통해 가정과 지역사회 참여를 끌어내며, 디지털 기술과 제약바이오 제품을 결합한 사회안전 모델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제약사가 보유한 전국 유통망을 활용한 공공안전 협력이 확산될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한미사이언스는 서울경찰청이 주관하는 2025 공동체 치안 으뜸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한미그룹 본사 인근에 신축된 한미 C&C 스퀘어에서 서울경찰청과 공동체 치안 으뜸 파트너 인증패 수여식을 진행했다. 이번 선정은 실종아동 등의 조기 발견과 예방, 사회적 약자 보호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서울경찰청의 공동체 치안 으뜸 파트너 제도는 2017년부터 운영 중인 사회안전 협력 프로그램이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여한 단체와 기관, 기업을 선발해 인증패와 감사장을 수여하는 방식으로, 민관 협력을 통해 치안 서비스를 고도화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높게 평가받은 핵심은 자사 건강기능식품과 경찰청 실종예방 앱을 연계한 디지털 접근성 제고다. 회사는 지난 9월 서울강동경찰서와 실종아동 등의 조기 발견 및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어린이용 인기 제품인 텐텐맛 멀티비타민 상단, 즉 윗 뚜껑에 경찰청 안전드림앱으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삽입하고 전국 유통망을 통해 공급 중이다.

 

QR코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간단히 스캔해 곧바로 안전드림앱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별도의 검색이나 주소 입력 없이도 실종예방 사전등록 메뉴에 접근할 수 있어, 사용자가 앱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던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제약바이오 기업이 어린이 건강 제품 패키지를 매개로 디지털 공공서비스 접점을 가정으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기존 홍보물 중심 캠페인과 차별화된 접근으로 평가된다.

 

안전드림앱 실종예방 사전등록 서비스는 경찰청이 운영하는 디지털 치안 인프라 가운데 핵심 기능으로 꼽힌다. 18세 미만 아동과 치매 환자, 지적 장애, 자폐성 장애,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기본 인적사항과 사진 등을 미리 등록해 두고, 실종 신고 시 신속한 신원 확인과 수색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사전등록 데이터는 현장 출동 경찰관과 실종 수사팀에 곧바로 공유돼, 초기 수색 골든타임 확보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으로 설계돼 있다.

 

한미사이언스와 경찰의 이번 협력은 디지털 치안 서비스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이용률 제고에 초점을 맞춘 시도로 볼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구축된 앱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지만, 바이오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와 오프라인 제품 유통망을 매개로 사용자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실종 예방이라는 공익 목적과 어린이 건강 제품이라는 상품 특성이 맞물려, 가정 내 보호자가 자연스럽게 QR코드를 인식하게 만든 점도 특징이다.

 

서울강동경찰서 김병주 서장은 한미사이언스가 실종 아동 예방 취지에 공감하고 QR코드 부착을 통해 가정과 지역사회가 안전드림앱을 더 쉽게 활용하도록 한 점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그는 기업이 사회안전을 위해 협력한 모범 사례라고 강조했다. 현장 경찰 입장에서는 사전등록 건수가 늘수록 실종 수사의 효율과 구조 성공률이 높아지는 만큼, 민간과의 접점 확대가 실질적인 치안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종아동 보호 체계는 꾸준히 고도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휴대전화 경보 시스템과 연동된 앰버 알럿이 대표적이며, 유럽은 각국 경찰과 통신사가 연계된 실시간 알림망을 운영 중이다. 다만 앱 기반 사전등록과 소비재 패키지 연계를 결합한 이번 사례처럼, 제약바이오 기업이 직접 유통 제품에 공공안전 기능 진입로를 삽입한 모델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와는 달리, 공공 치안 목적의 모바일 서비스는 비교적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는 민감정보를 다루는 만큼 이용자 동의와 암호화, 접근권한 통제가 필수지만, 경찰청이 직접 운영 주체로 참여해 공신력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한미사이언스는 단순 광고 연계가 아닌 앱 접속 경로 제공에 집중해 개인정보 수집과 처리 주체를 명확히 분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의약품 패키지를 활용한 공공 보건, 안전 정보 연계 모델이 확산될 여지도 거론된다. 예를 들어 예방접종 일정 안내, 응급처치 가이드, 지역 보건소 정보 등 공공 데이터를 QR코드로 연결하는 방식이 추가로 시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데이터 과잉 수집이나 상업적 활용에 대한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만큼, 경찰청과 같은 공공기관 중심의 서비스와 명확한 목적 한정이 중요해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디지털 치안 인프라와 협업하는 이번 사례가 사회적 가치와 기업 브랜드, 공공 데이터 활용을 동시에 아우르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IT 인프라 자체를 직접 개발하지 않더라도, 이미 구축된 공공 앱과 자사 제품을 연결해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한미사이언스의 시도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며, 디지털 치안과 헬스케어를 잇는 새로운 협력 생태계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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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서울경찰청#안전드림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