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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대표, 내부 인재가 답이다”…구현모 전 대표 물러난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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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대표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구현모 전 KT 대표가 직접 입장문을 내고 차기 CEO는 내부 인재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현모 전 대표는 14일 “KT의 역사, 문화,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사들은 대표 공모에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발언을 KT 대표 선임 구도의 전환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구현모 전 대표는 “대표직을 단순한 좋은 일자리로 생각하는 지원자는 자격이 없다”며 “KT 내부에 충분한 역량 있는 인재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외부에서 반복적으로 인재가 유입되는 현상에 대해 그는 내부 후보 부재에 대한 ‘오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KT 내부에는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경영을 이끌 수 있는 후보군이 이미 확보돼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KT 대표 선임 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구 전 대표는 3년 전 연임 심사에서 타의로 자리에서 물러난 과정을 언급하며, 당시 대표 후보 교체와 이사회 교체가 외부 개입으로 이뤄졌음을 비판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모두 부재했던 경영 공백이 약 6개월 이어진 점을 “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기업에서는 벌어져서는 안 될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KT의 정체성과 대표 선임자 조건에 대해서도 구체적 견해를 내놨다. 최근 AI 전문가나 외부 기술 인재의 CEO 등용론에 대해 “KT는 AI 기업이기 이전에 국가 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기업”이라며, 통신 인프라와 산업 내 역할에 대한 본질적 역량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AI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그 자체로 대표 자격이 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또한 최근 이사회가 임기 만료된 이사를 재추천·선임하거나, 정관에 맞지 않는 인사권 규정을 신설하는 의사결정 등을 문제 삼았다. “왜곡된 지배구조 결과로 구성된 이사회가 다시 대표를 심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런 맥락에서 구현모 전 대표는 차기 대표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KT 내부 인재가 선택될 때 진정한 지배구조가 확립된다”며, 외부 개입 최소화와 조직의 연속성, 내부 성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통신·IT기업에 대한 지배구조와 외부 개입의 균형 마련이 과제”라며, KT의 정체성 확립과 경영 연속성 보장을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논쟁이 통신·IT 업계의 경영 투명성, 내부 인재양성 중심 구조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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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kt#지배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