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비] 출근길 시야 200m 이하”…오늘 낮 최고 13도 ‘포근하지만 미끄러운 도로’
수요일인 17일 오전 중부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고 강원영동과 경북권에는 비나 눈이 내리며 출근길 교통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낮 최고기온은 5도에서 13도로 평년보다 높아 포근하지만, 밤사이 녹은 눈과 안개가 얼어붙어 도로 살얼음이 광범위하게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건은 17일 오전 6시 이후 본격화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0시까지 경기내륙과 강원내륙·산지, 충청권 북부내륙을 중심으로 매우 짙은 안개가 이어지며 곳곳에서 가시거리가 200m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 밖의 내륙에서도 가시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나타나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기상청은 “강이나 호수, 골짜기에 인접한 도로는 주변보다 안개가 더욱 짙게 끼는 경향이 있다”며 “차량 운행 시 감속 운전과 안전거리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안개 입자가 떨어지며 이슬비가 내리는 곳도 있어 도로 노면이 젖어 미끄러울 수 있는 상태다. 공항에서는 저시정으로 인한 이착륙 지연 등 운항 차질 가능성이 있어 항공 이용객의 사전 운항 정보 확인이 요구된다.
동풍 영향을 받는 강원영동과 경북동해안에는 비 또는 눈이 예보됐다. 제주도는 정오까지 비가 오는 곳이 있겠고, 강원산지와 동해안은 오전부터 밤사이, 경북북부동해안과 북동산지는 늦은 오후부터 비나 눈이 시작될 전망이다. 경북남부동해안은 밤부터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산지 1cm에서 3cm, 경북북동산지 1cm 미만이고, 강원동해안에는 5mm에서 10mm, 강원산지·경북북부동해안·북동산지·울릉도·독도에는 5mm 안팎, 경북남부동해안과 제주도에는 5mm 미만, 1mm 안팎의 비가 예보돼 있다.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권 내륙에도 아침까지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cm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이 있어, 기온 변화에 따라 도로 표면이 빠르게 얼고 녹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특히 중부내륙과 남부 높은 산지에는 이미 눈이 쌓여 있는 곳이 많아 낮 동안 녹은 눈이 밤사이 다시 얼어붙으며 ‘블랙아이스’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늘 낮 최고기온은 5도에서 13도로, 평년(2도에서 10도)보다 2도에서 3도가량 높은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서울 7도, 인천 6도, 수원 7도, 춘천 6도, 강릉 9도, 청주 8도, 대전 9도, 전주와 광주 10도, 대구 11도, 부산 13도, 제주 13도 수준이다. 아침 6시 기준 기온은 서울 4.3도, 인천 2.9도, 대전과 청주 6.1도, 전주 6.7도, 광주 7.4도, 부산 9.6도, 제주 12.8도 등으로 이미 평년보다 높게 출발했다.
다만 기상청은 포근한 낮 기온과 달리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며 노면 결빙 위험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개나 약한 비·눈으로 인해 젖은 도로 위에 살얼음이 생기면 겉으로는 단순한 습윤 노면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빙판길인 경우가 많아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교량, 터널 입출구, 그늘진 도로 구간에서는 속도를 충분히 줄이고 급제동·급가속을 피하는 것이 요구된다.
하늘 상태는 지역별로 엇갈린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오전부터 차차 맑아지겠고, 전라권·경남권·제주도도 오후부터 구름이 걷힐 전망이다. 반면 강원도와 경북권 등 동해안 지역은 동해북부해상에 자리한 고기압 가장자리 영향으로 종일 흐리고 비나 눈이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충청권은 아침 안개만 지나면 야외활동이 무난하겠지만, 동해안 지역은 종일 흐리고 비가 이어져 체감온도가 낮겠다”고 전했다.
해상에서는 동해중부먼바다를 중심으로 바람이 시속 30km에서 60k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최대 3.5m까지 높게 일 전망이다. 동해중부앞바다와 동해남부북쪽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내일까지 동해안에는 너울성 파도가 백사장으로 강하게 밀려오거나 방파제를 넘는 곳이 있어, 해안가 관광객과 낚시객, 작업 선박은 접근을 피하고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내일(18일) 아침 기온은 오늘보다 5도 이상 크게 떨어져 최저기온이 영하 6도에서 영상 4도 사이로 내려가 추워지겠다. 특히 내일과 모레(19일) 남부내륙을 중심으로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안팎까지 벌어질 수 있어, 기온 변화에 취약한 노인·영유아와 야외근로자의 건강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짙은 안개와 블랙아이스, 너울성 파도가 동시에 나타나는 겨울철 전형적인 복합 위험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출근·퇴근길 운전자들은 안개 구간 감속 운전, 차간 거리 확보, 겨울용 타이어 점검 등 기본 수칙을 지켜야 한다. 농어민과 어업 종사자는 노지 작물·시설물 동파와 해상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 써야 하며, 항공·해상 교통 이용객은 출발 전 운항·운항 통제 정보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과 관계 기관은 실시간 기상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안개·강수·풍랑 특보를 검토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