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두통, 뇌 질환 신호일 수도”…경계 필요성 커져
두통은 인구의 70~80%가 경험하는 일상적인 증상이지만, 반복적이거나 진통제에 의존할 정도로 심한 경우 뇌 건강 이상을 시사할 수 있어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 여름철 냉방병 등으로 두통을 겪는 사례가 늘면서 증상에 따라 의료기관 방문과 진단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최근 반복 두통이 ‘단순 불편’으로 취급돼 진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숱하다며, 뇌 질환 조기 진단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중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흔히 겪는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은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일차성 두통인 반면, 뇌막염·뇌출혈 등 심각한 뇌 질환에서 비롯된 이차성 두통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차성 두통에서는 언어장애, 운동장애, 복시(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현상), 감각마비 등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일이 있다. 특히 ▲갑작스런 두통 시작 ▲마비나 감각 이상 ▲고열·구토 동반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통증 등은 뇌 질환 경고 신호로 인식돼야 한다.

기술적으로, 두통의 병태 해석은 일차성(기저질환 무관 단발성 통증)과 이차성(기저질환 동반 증상)으로 구분되며, MRI·CT 등 정밀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이상 유무가 검토된다. 통증 양상, 빈도 변화, 가족력, 동반증상 등 임상적 맥락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프로세스가 표준화돼 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이 도입되며, 환자별 증상 패턴 예측 정확도가 기존 정성 평가 대비 월등히 향상되는 추세로 평가된다.
시장·환자 측면에서 반복 두통이 일상의 불편에 그칠지, 중대한 뇌 건강 악화로 이어질지는 정확한 진단 체계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진통제의 단기적 사용은 증상 관리에 도움되지만, 자가 복용이 반복되고 복용간격이 짧아지면 오히려 약물 과용성 두통(진통제 남용에 의해 유발되는 이차적 통증)을 겪게 된다. 실제로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는 시점에 두통이 시작되거나 통증 변화가 뚜렷하다면, 약물 유발 두통을 의심할 수 있다.
글로벌 의료 현장에서는 뇌질환 신속 진단을 위해 AI 기반 두통 진단 도구, 임상 데이터 통합 솔루션 등 다양한 정밀의료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환자자기보고 시스템과 정밀검사 연계가 확대돼 사례 검출 속도가 높아졌다.
국내 의료계에서는 ‘무분별한 진통제 복용이 오히려 두통을 악화한다’는 경각심이 커지는 양상이다. 식약처는 약물 과용성 두통의 사회적 부담 경감을 위해 진통제 판매 규제 강화와 올바른 약물사용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박중현 교수는 "두통이 반복되거나 양상이 변하면 반드시 전문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여름철 냉방병으로 인한 두통과 진통제 남용이 겹치기 쉬운 환경에선, 올바른 약물 사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계는 두통 및 뇌 건강 조기 진단 기술과 데이터 기반 관리 솔루션의 산업적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정책의 접점에서 뇌 건강 관리 혁신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