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까지 올린다"…네이버, 인물정보 플랫폼 진화 가속
온라인 인물 데이터가 디지털 명함을 넘어 하나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네이버 인물 정보에 올해 새로 등록되거나 업데이트된 인물 가운데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 비중이 절반을 넘기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경력과 활동을 직접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는 양상이다. 인스타그램·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MBTI까지 연동되면서, 검색 기반 인물 정보가 개인 브랜딩 수단으로 자리 잡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인물 데이터가 향후 검색·추천·광고를 잇는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본다.
네이버는 28일 이런 내용의 2025 인물 결산을 통해 올해 인물 정보 이용 및 등록 트렌드를 공개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가장 많이 신규 등록·업데이트된 직업은 기업인이었다. 출생 연도를 입력한 등재자 중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이 과반을 차지했고, 특히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의 참여가 크게 늘어났다. 경력 초기부터 온라인 상의 공식 프로필을 갖추고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네이버 인물 정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자가 자주 검색하는 인물의 직업, 경력, 학력 등 핵심 이력을 구조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700여 개 직업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단순 검색 결과를 넘어, 개별 인물의 디지털 신원과 활동 이력을 한눈에 정리하는 데이터 허브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인물별 최신 근황과 콘텐츠 소비 동선을 고려해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연동되는 최근소식·최근활동 영역도 운영 중이다. 올해 인물 정보에 가장 많이 연동된 외부 사이트는 인스타그램이었으며, 전년 대비 블로그와 틱톡 비중이 크게 늘었다. 네이버는 이를 두고 20·30대 중심으로 재부상하는 블로그 활용 트렌드와 10·20대에서 두드러지는 숏폼 소비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인물 검색을 통해 곧바로 개인의 SNS로 이동하는 사용 패턴이 강화되면서, 검색과 SNS를 잇는 트래픽 허브로 기능하는 구조다.
정보 신뢰성 확보를 위해 네이버는 본인 또는 대리인이 직접 인물 정보를 등록, 수정, 삭제할 수 있는 본인참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상급종합병원, 대한법무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국립현대미술관, 한국공인노무사회 등 전문 기관과 제휴해 공신력 있는 이력 검증 체계를 병행한다. 제휴 기관의 공식 인증 마크는 인물정보 화면 우측 상단에 표시돼 이용자가 출처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검색 결과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기관 인증 구조는 플랫폼 책임성 강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직업 분류 체계와 등재 기준도 사회·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지속 보완되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자문을 거쳐 올해 언어재활사, 직업상담사, 기술거래사 등 3개 직업군을 새로 추가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수화언어가 국어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는 법적 개념을 반영해 직업명을 수화통역사에서 수어통역사로 수정했다. 디지털 플랫폼 상의 직업 명칭이 법·제도 및 전문 직역 변화와 연동되는 사례로, 향후 다른 전문 자격 직군으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세부 항목에서도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정보 입력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기존 학력, 경력, 자격증, 전문 분야, 대표 수상 내역에 더해 직업 연차, 활동 지역, 구사 외국어 등 세분된 이력을 담을 수 있도록 구조를 확장했다. HR, 투자, 미디어 업계 등에서 인물 검색 결과를 참고 지표로 활용하는 흐름이 커지는 만큼, 정형 데이터로 정리된 경력 정보의 활용 폭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인의 성향을 보여주는 비정형 정보 중 하나로 MBTI 입력 항목도 제공한다. 올해 집계에서 ENFJ, ENFP, ENTJ 유형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 유형은 특히 가수, 기업인, 온라인콘텐츠창작자 직업군에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BTI는 과학적 타당성 논란이 있는 지표이지만, 대중적 인지도와 소통 도구로서의 효용을 감안해 인물 정보에 반영된 형태다. 향후 성향 데이터가 크리에이터·광고 매칭, 팬덤 분석 등과 연계될 여지도 있어,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도 뒤따를 수 있다.
양미승 네이버 공공검색 리더는 네이버 인물 정보가 사회와 산업 구조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용자 참여와 기관 제휴를 강화해 정보의 신뢰성과 최신성을 확보하고, 이용자가 믿고 참고할 수 있는 인물 정보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인물 데이터가 향후 AI 추천과 개인화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만큼, 품질 관리와 제도적 가이드라인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검색 플랫폼이 축적한 인물 정보가 어디까지 확장되고 어떤 규칙 속에서 쓰일지에 따라, 데이터 기반 디지털 생태계의 방향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