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400퍼센트 폭등…바이젠셀, NK/T세포 림프종 임상 2상 성공에 상용화 기대 급등
희귀 혈액암 치료제 개발사 바이젠셀 주가가 한 달 새 400퍼센트 가까이 치솟으며 코스닥 바이오주의 대표 급등 종목으로 부상했다. 11일 임상 2상 성공 소식과 조기 상업화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상 데이터 유효성 입증이 강력한 모멘텀이지만, 단기 과열과 외국인 이탈 등 변수도 적지 않다고 진단한다. 향후 조건부 허가 진행 상황과 재무 성과가 시장 재평가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11일 오후 2시 6분 기준 바이젠셀은 전 거래일보다 0.25퍼센트 오른 1만5,84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19일 3,090원이던 주가는 불과 3주 만에 5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특히 11월 26일부터 12월 8일까지 급등세가 이어지며 52주 신고가를 잇달아 경신했고, 현재는 1만5,000원 선 안착을 시도하며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분석] 한 달 새 400% 폭등… 바이젠셀, 임상 2상 성공이 쏘아 올린 '잭팟'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1/1765430280007_351468462.jpg)
이번 랠리의 촉매는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의 임상 2상 톱라인 결과 발표다. 회사에 따르면 임상수탁기관으로부터 수령한 데이터에서 통계적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마땅한 치료 옵션이 부족한 희귀 혈액암 영역에서 의미 있는 치료 효과가 제시되면서, 조건부 허가 및 상용화 가능성이 부각돼 매수세를 자극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구조다. 지난달 중순 약 1.6퍼센트 수준이던 외국인 보유 비중은 11월 27일 대량 매도 이후 빠르게 축소돼 현재 약 0.5퍼센트 수준까지 떨어졌다. 주가 급등 구간에서 외국인의 차익 실현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손바뀜이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 비중이 0.46퍼센트에 그치면서 수급 공백 발생 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구조도 함께 노출됐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바이젠셀은 약 3,239억 원 규모로 코스닥 시총 순위 293위권에 머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형 바이오 기업과 비교하면 덩치는 작지만, 최근 주가 탄력성만큼은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상장주식수는 약 2,045만 주이며, 유통 물량 대비 수급 쏠림이 확대되며 주가 변동 폭이 커지는 양상이 뚜렷하다.
다만 재무 성적표는 아직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 이전의 전형적인 연구개발 중심 바이오 기업에 가깝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0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채비율 16.06퍼센트, 당좌비율 216.93퍼센트로 재무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주가 급등으로 주가순자산비율 PBR이 5.25배까지 치솟아 밸류에이션 부담은 커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VT-EBV-N의 상용화 로드맵 구체화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젠셀은 내년 2월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빠르면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임상 성공에서 실제 매출 발생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일정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테마성 기대에 머물렀던 기업 가치가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파이프라인 다각화도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요소다. 교모세포종 치료제 후보물질 VC-302가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지원 과제로 선정되면서 2027년까지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게 됐다. 여기에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등 면역세포치료제 플랫폼 전반에 대한 잠재력이 부각되며, 바이오 섹터 내에서 기술력 기반 성장 스토리를 가진 종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바이젠셀은 유전자 치료제 및 면역항암제 테마와 맞물려 최근 바이오 업종 내 주도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성장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지만, 국내 증시에서는 임상 성공, 기술 수출 등 구체적인 이벤트를 확보한 바이오 기업으로 수급이 쏠리는 경향이 강화됐다. 같은 기간 동종 대형 바이오주가 안정적 실적 개선에 따라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바이젠셀은 임상 모멘텀에 기반한 높은 주가 탄력성을 특징으로 한다.
다만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아직 기대감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한계로 지적된다. 대형 바이오 기업들이 영업이익 흑자를 통해 사업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바이젠셀은 적자 기조 속에서 향후 상업화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임원 스톡옵션 행사 등 내부자 거래 이슈도 있었지만, 임상 2상 성공이라는 대형 호재에 가려져 주가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모습이다.
향후 주가 흐름은 기술적 지지선과 이벤트 일정의 조합이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1만3,000원 선이 주요 지지선으로 거론된다. 이 가격대를 유지하며 기간 조정을 거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열릴 수 있지만, 하향 이탈 시 급등 피로가 매물로 분출되며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내년 2월 예정된 조건부 허가 신청 진행 상황과 실제 승인 여부가 주가 레벨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 달 사이 400퍼센트 이상 급등한 종목 특유의 변동성 확대 리스크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VT-EBV-N 임상 성공 호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추가 임상 결과 지연이나 규제 심사 과정에서의 변수 발생 시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낮고 개인 수급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수급 공백이 생길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성과가 실제 환자 치료 옵션 확대로 이어질지, 또 중소 바이오 기업의 상업화 성공 사례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국내외 임상·허가 일정과 함께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세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가 바이젠셀 주가 방향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