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대 포켓몬 키즈폰 나온다…SK텔레콤, 학습앱 앞세워 키즈시장 공략
아동 전용 스마트폰이 에듀테크와 캐릭터 IP를 결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포켓몬 키즈폰 신제품은 30만원대 가격에 학습·안심 기능을 결합해, 자녀의 첫 스마트폰을 고민하는 학부모 수요를 정조준했다. 업계에서는 통신 3사를 중심으로 키즈 전문 단말과 교육 서비스 결합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SK텔레콤은 키즈폰 신제품 ZEM폰 포켓피스의 온라인 사전예약을 9일부터 11일까지 T다이렉트샵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LTE 기반 키즈 스마트폰인 이번 제품은 12일부터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정식 출시된다. 출고가는 34만9800원으로 책정해 30만원대 중반 가격대를 형성했다.

ZEM폰 포켓피스는 기존 ZEM폰 포켓몬 에디션의 네 번째 시리즈다. 포켓몬과 사람들이 평화롭게 생활하는 가상 공간을 콘셉트로 한 포켓피스 세계관을 전면에 내세웠다. 포켓몬스터 기반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가격, 어린이 전용 콘텐츠 혜택으로 인기를 얻어온 기존 시리즈의 전략을 계승·확장한 구도다.
하드웨어는 삼성전자 갤럭시 A17 단말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색상은 라이트 블루 단일 옵션으로 출시된다. 통신사는 단말 사양보다 캐릭터·콘텐츠·보호 기능을 통해 키즈폰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흐름이다.
동봉 액세서리도 키즈 시장을 겨냥했다. 포켓피스 크로스백, 파우치 키링, 폰 케이스, 폰 스트랩, 액정 보호 필름이 기본 구성에 포함돼 별도 구매 부담을 낮췄다. 모든 구성품은 국가통합인증인 KC 인증을 획득해, 어린이가 직접 휴대하고 사용하는 제품 특성상 안전성 규격을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포켓몬 IP를 활용한 전용 테마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포켓피스 콘셉트에 맞춘 잠금화면과 홈 화면 등으로 구성된 테마를 제공해, 아이가 기기를 켤 때마다 동일한 세계관을 경험하게 하는 방식이다. 통신사는 인기 캐릭터 IP를 단순 배경 이미지가 아닌 장기 이용을 유도하는 사용자 경험 요소로 활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교육앱 혜택은 이전 시리즈보다 강화됐다. 우선 스마트폰 사용 습관 관리, 어학, 초등 시사뉴스 등 어린이용 서비스가 기본 탑재되며, 부모는 ZEM 앱을 통해 자녀 계정과 기기를 연동할 수 있다. 연동 시 실시간 위치 조회, 사용 시간 관리, 지정 번호 외 차단 같은 안심 설정, 사용 패턴을 요약한 안심 리포트 등 통합 보호 기능이 제공된다. 스마트폰 중독과 유해 콘텐츠 노출에 대한 학부모 우려를 기술적으로 제어하는 장치다.
학습 영역에서는 초등 영어 교육 앱 오래영어를 기본 탑재해 수준별 맞춤형 1대1 학습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ZEM폰 포켓피스 사용자에게는 오래영어를 6개월간 무료로 제공해, 초기 체험 기간 동안 학습 효과를 체감하도록 설계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단말 판매 후에도 교육 서비스로 이용 접점을 유지하는 구독형 수익 모델로 확장할 여지도 생긴다.
AI 기반 학습 앱 키즈다도 6개월 무료 혜택에 포함된다. 키즈다는 초등 눈높이에 맞게 시사뉴스를 요약하고 퀴즈 형태로 재구성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대량 뉴스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정제해 핵심 개념과 어휘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복잡한 시사 이슈를 어린이가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압축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이 핵심이다. 앱 내에서는 어린이동아 기자들이 제작하는 잡지 시사원정대와 글픽을 40퍼센트 할인 가격으로 1년간 구독할 수 있어, 실물 콘텐츠와 디지털 학습의 연계를 도모했다.
판매 채널별 프로모션도 추가했다. T다이렉트샵에서 구매 접수 후 개통을 완료한 고객에게는 별도 혜택을 제공한다. 예약판매 시작일인 9일부터 22일까지 T다이렉트샵에서 구매를 신청하고, 29일까지 개통을 마친 선착순 500명에게 10만원 상당의 T다이렉트샵 이용권을 지급한다. 이 이용권은 향후 10개월 동안 T다이렉트샵에서 삼성 단말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재구매 유인을 높였다.
국내 키즈폰 시장은 통신사와 제조사가 함께 진입 장벽을 형성해온 구조지만, 최근에는 교육·콘텐츠·위치기반 서비스 업체들도 협력 파트너로 가세하고 있다. SK텔레콤은 ZEM 키즈 생태계를 중심으로 위치 기반 안심 서비스, 학교 연계 프로그램, 학습 앱 제휴를 확대하고 있고, 경쟁사들도 캐릭터 IP와 연동한 아동용 단말과 보호자 관리 앱을 다변화하는 중이다. 스마트워치 중심이었던 아동용 웨어러블 시장이 스마트폰 형태로 넓어지는 추세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유럽에서는 기본 스마트폰에 보호자 관리 앱을 설치해 사용하는 방식이 주류지만, 국내처럼 통신사가 아동 전용 단말과 요금제, 교육앱을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는 모델은 상대적으로 독특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통신사가 축적하는 위치 데이터와 사용 패턴 데이터가 향후 아동 안전 서비스나 교육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최소 수집 원칙을 지키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명원 SK텔레콤 채널앤디바이스담당은 ZEM폰 포켓피스를 통해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고 즐겁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부모와 아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키즈폰과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캐릭터 IP와 에듀테크, 위치 기반 안심 기능을 묶은 이번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