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닥 1%대 강세 지속…보안주·SPAC 상한가에 중소형 성장주 랠리

배주영 기자
입력

12월 1일 국내 증시는 대형주 중심의 숨 고르기와 중소형 성장주의 강세가 맞물리며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소폭 조정을 받는 사이 코스닥은 보안·SPAC·해운·창투사 등 테마를 앞세워 1%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 심리가 중소형 성장주와 단기 모멘텀 종목에 집중되는 양극화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2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3,912.14로 전 거래일보다 0.37% 하락했다. 장중 3,977.31까지 올랐다가 3,909.17까지 밀리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상승 종목은 500개를 넘기지만 하락 종목도 300개 이상 나오며, 지수 방향성보다는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수급 측면에서 코스피는 개인이 230억 원, 외국인이 517억 원 순매수 중인 반면 기관이 567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구도다.

[표] 12월 1일 증시 시황
[표] 12월 1일 증시 시황

반면 코스닥은 같은 시각 923.56까지 올라 전일 대비 1.19% 상승 중이다. 장중 928.51까지 고점을 높인 뒤 920선 부근에서 숨 고르기를 거듭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상한가 종목이 3개, 상승 종목이 1,100개를 훌쩍 넘는 가운데 개인이 수백억 원대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고, 외국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는 순매도 기조다. 기관이 이를 받아내며 지수를 지지하고 있어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성장주 쪽으로 수급이 쏠리는 양상이다.

 

시장 전체 방향성을 좌우하는 변수로는 기준금리와 환율, 지수 구조 변화와 정책 모멘텀 등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해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면서, 국채 금리가 조정되고 채권과 주식 간 자금 재배분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재정당국이 원화 약세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구체적 환율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환율 불안과 외국인 수급 변동성이 코스피 상단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월 중순에는 AI 버블 논쟁과 함께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조정이 심화돼 코스피가 한때 3%대 급락을 겪었으나, 11월 말 이후에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와 바이오·기술주 랠리가 맞물리며 반등 흐름이 이어졌다. 고객예탁금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가운데 연말 이른바 산타랠리 기대까지 더해지며, 단기적으로 환율과 외국인 매매를 경계하면서도 중소형 성장주와 정책 수혜주를 겨냥한 공격적 매수세가 되살아나는 국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종별로는 경기민감 업종과 성장주 업종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며 코스닥 중심 랠리가 코스피 일부 업종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해운 업종이 5% 중반대 상승률로 상위를 기록하며 HMM, 팬오션 등 대표 해운주가 운임 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강하게 오르고 있다. 창업투자 업종도 4%대 상승률을 나타내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내수 소비 관련 업종에서는 백화점과일반상점 업종이 3% 안팎, 호텔·레스토랑·레저 업종이 2% 안팎 상승하며 연말 소비 시즌과 관광 회복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종을 비롯해 생명과학도구및서비스, 식품과기본식료품소매, 건강관리업체및서비스, 건강관리장비와용품, 통신장비 업종까지 정보기술과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어, 특정 섹터 쏠림보다는 성장성과 방어력을 겸비한 업종을 선별하는 수급 패턴이 포착된다.

 

테마별로는 코스닥을 중심으로 개별 종목 장세가 한층 뚜렷해졌다. 2025년 하반기 신규상장 기대가 반영된 테마에서는 미래에셋비전스팩9호와 삼성스팩12호를 앞세워 SPAC주 전반이 5%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기적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3D 프린터 테마에서는 티앤알바이오팹과 링크솔루션이 동반 급등하며 기술 성장주에 대한 수요를 대변하고 있다.

 

정보 보안 테마에서는 소프트캠프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싸이버원이 큰 폭으로 오르며 사이버 보안 수요 확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물리 보안 테마에서도 카티스가 상한가에 올라서고 싸이버원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등 보안 관련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흐름이다. 재택근무·스마트워크 테마에서는 소프트캠프와 휴네시온 등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퓨리오사AI 관련 테마에서는 LB인베스트먼트와 일부 IT 서비스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AI 반도체 생태계에 대한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

 

해운, 창투사, 스테이블코인, 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등 정책·모멘텀·신산업 테마가 동시에 움직이면서 코스닥은 지수보다는 특정 테마와 종목에 수익 기회가 집중되는 전형적 개별주 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객예탁금 증가와 정책 기대가 맞물리며 단기 테마 장세가 반복되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코스피에서는 상한가 종목은 아직 없다. 대신 개별 종목과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급등 종목이 다수 출현했다. 이화산업은 21,500원까지 오르며 26.84% 급등해 코스피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하고 있고, 티에이치엔도 14%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 HL만도는 52,000원으로 11.59% 오르며 완성차 및 전장 수요 회복 기대를 반영하고 있고, 삼영 역시 10%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통 제조업 내에서도 개별 모멘텀 보유 종목만 선별적으로 오르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 N2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 미래에셋 레버리지 은 선물 ETN B,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 H 등 은 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이 일제히 10% 안팎 급등하며 파생상품 시장에 공격적인 수급이 유입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약세를 보이지만, 실물 자산과 연계된 레버리지 상품과 특정 업종 대표 종목에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집중되는 전형적 장중 장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닥에서는 상한가와 급등주가 코스피보다 훨씬 두드러진다. 미래에셋비전스팩9호는 5,700원까지 치솟으며 185% 급등해 SPAC주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소프트캠프는 1,682원에서 29.98% 오른 상한가에, 카티스는 1,592원으로 29.96% 오른 상한가에 각각 올라서며 정보 보안과 물리 보안 섹터에 대한 투자 열기를 상징한다. 삼성스팩12호 역시 3,935원으로 29.87%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 SPAC 관련주 전반의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사이버 보안 컨설팅사 싸이버원,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바이오 기업 티앤알바이오팹, 보안 솔루션 업체 지니언스, 로봇 자동화 기업 클로봇, 치과용 의료기기 업체 레이, 반도체 패키징 소재 업체 한국피아이엠 등 성장성이 부각된 종목들이 1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상한가 3개를 포함해 1,000개가 넘는 종목이 상승하는 가운데, 신규상장·보안·AI·바이오·로봇 등 성장 테마가 결합된 종목들이 투자자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구도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상장지수펀드의 움직임은 이날 지수 흐름을 비교적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형주 지수 ETF인 KODEX 200은 55,470원으로 0.32% 하락해 코스피 지수의 0.37% 하락과 비슷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대표 지수 ETF인 KODEX 코스닥150은 16,085원으로 1.16% 상승 중으로, 코스닥 지수 상승률 1.19%와 유사한 흐름이다. 배당 재투자를 반영한 KODEX 200TR은 19,915원으로 0.50% 하락하며 KODEX 200보다 다소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이들 ETF 흐름을 종합하면 대형주 중심 장세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코스닥 중심 성장주 랠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포트폴리오 내 대형주와 중소형주 비중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뚜렷해지는 장세가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참여자들은 환율과 외국인 수급 변동성을 경계하면서도, 이날과 같은 장중에는 상한가와 급등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 성장주와 테마주에서 단기 기회를 찾는 전략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금리 동결 속 환율 흐름과 AI·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불확실성, 정책 모멘텀과 고객예탁금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국내외 금리와 환율,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 일정에 주목하며 코스닥 중심 선별적 강세가 이어질지 가늠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코스닥#소프트캠프#미래에셋비전스팩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