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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실무인재 141명 배출"...동그라미재단, 단기집중 교육 성과 주목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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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활용 교육이 산업 현장의 즉시 전환을 겨냥한 실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동그라미재단이 운영한 써클업 AI 아카데미 1기가 3주간의 단기 집중 과정을 통해 141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며 마무리됐다. 개발자와 크리에이터, 직장인, 취업준비생 등 비전공자와 실무자가 함께 참여해 AI를 업무와 창작 활동에 직접 접목하는 교육 모델을 실험한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민간 재단이 주도하는 이번 시도가 향후 국내 AI 인재 양성 시장의 다변화와 경쟁 구도를 바꾸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동그라미재단은 12월 13일 서울 종로구 동그라미재단 오픈챌린지랩에서 써클업 AI 아카데미 1기 수료식을 열고 수료증을 수여했다. 이번 과정은 11월 22일부터 약 3주간 진행됐으며, 총 528명이 지원해 185명이 선발됐다. 이 가운데 3주간의 교육 과정을 이수한 141명이 최종 수료했다. 경쟁률은 약 2.9대 1 수준으로, 단기 실무형 AI 교육에 대한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리큘럼은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한 AI 도구와 워크플로에 맞춰 설계됐다. PR 콘텐츠 제작, 1인 크리에이터 영상 제작, 연구 데이터 분석, 실무자 AI 활용,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등 6개 분야로 구성해 산업·직무별로 다른 활용 패턴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PR 콘텐츠와 1인 크리에이터 과정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카피라이팅, 이미지·영상 생성, 편집 자동화 등 미디어 제작 공정을 효율화하는 방법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는 데이터 정제와 시각화, 통계 분석 보조에 AI를 접목해 비정형 데이터를 신속하게 구조화하는 실습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과정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업무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핵심 영역으로 꼽힌다. 모델이 이해하기 쉬운 명령어 구조를 설계하고, 반복 시행착오를 통해 결과 품질을 끌어올리는 기법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교육이 개발자뿐 아니라 기획, 마케팅, 연구 지원 인력 등 다양한 직군의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역량 강화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학위·장기과정 중심의 AI 교육과 달리, 직장인과 취업준비생이 단기간에 체감 가능한 성과를 얻는 것을 목표로 했다. 실습 비중을 높이고, 수료 이후에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수준의 도구 사용 능력을 갖추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에만 집중하던 과거 교육과 비교하면, 현업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응용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셈이다.  

 

동그라미재단 장순흥 이사장은 수료식에서 AI 역량을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규정했다. 그는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교육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하며, 현장 수요에 맞춘 모듈형 커리큘럼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도 시사했다. 이는 제조, 콘텐츠, 연구개발 등 각 산업군마다 상이한 AI 활용 요구를 반영해 세분화된 과정을 늘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축사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써클업 AI 아카데미가 실리콘밸리의 미래 기술 투자와 인재 양성 모델을 참고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과 대기업, 교육기관이 연계된 단기 부트캠프와 사내 아카데미를 통해 현업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재를 길러내고 있는데, 동그라미재단의 시도가 이와 유사한 방향의 국내형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짧은 교육 기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이 AI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민간 주도의 연속적인 교육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생성형 AI 플랫폼을 중심으로 실무형 교육 프로그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빅테크 기업과 대학, 비영리기관이 협력해 실무 프로젝트를 결합한 단기 과정을 다수 운영 중이다. 이에 비해 국내는 대학·정부 주도 교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만큼, 동그라미재단과 같은 민간 재단의 프로그램이 늘어날 경우 인재 양성 채널이 다층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행 제도 측면에서는 비학위 민간 교육 프로그램이 국가공인 자격이나 공식 학점으로 직접 연계되지는 않지만, 기업 채용과 인사 평가에서 실무형 AI 역량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이러한 수료 경험의 시장 가치는 점차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콘텐츠 제작, 데이터 분석, 기획·마케팅 등 직군에서는 AI 활용 능력이 사실상 기본 역량으로 간주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은 단기 집중형 프로그램이 AI 기술 보급 속도와 산업 구조 전환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산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알고리즘 연구 인력뿐 아니라, 현장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AI 도구를 적절히 조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실무 인재이기 때문이다. 동그라미재단이 1기에 이어 후속 기수를 운영하고, 타 교육기관과의 연계 모델을 마련할 경우, 국내 AI 인재 양성의 저변 확대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인력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 그리고 이 같은 민간 주도 교육 모델이 지속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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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재단#안철수#써클업ai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