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냄새 따라 골목 걷다”…영주, 가을 미식과 고즈넉함이 머무는 도시
요즘 영주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조용한 역사 도시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고즈넉한 분위기 속 미식과 체험을 즐기는 이들의 일상이 됐다. 소백산 자락에 안긴 영주는 천천히 걷는 길마다 멋진 가을빛이 펼쳐진다. 그 길 따라 향긋한 빵 굽는 냄새, 이국적인 음식의 풍경, 달콤한 도넛의 유혹, 그리고 지식과 발견이 함께하는 박물관이 기다린다.
영주시 가흥동의 오빵 본점은 하루를 열고 닫는 동네의 아지트다. 새벽마다 호밀 발효종으로 반죽해 구워낸 빵들은 속이 편안하고 향이 깊다. SNS에선 ‘오빵 투어’ 인증샷이 가을마다 속속 올라온다. 유행을 따르면서도 특별한 메뉴와 감각적인 인테리어, 무엇보다 갓 구운 빵과 따뜻한 커피의 조합이 소소한 행복으로 기억된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또 다른 맛집은 베트남 음식 전문점 까몬 영주점이다. 여긴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본토식 랭쌥과 반미, 깊은 국물의 쌀국수가 인기다. 마치 여행지 작은 레스토랑에 온 듯, 풍성한 양과 이색적인 인테리어가 낯선 설렘을 더한다. 트립어드바이저 등 온라인 후기에는 “영주에서 이국적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반응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간식이 생각날 땐 정도너츠 영주점이 기다린다. 깔끔하게 정돈된 매장, 개성 가득한 도넛 메뉴, 그리고 친절한 환대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든 잠시 들르기 좋은 곳이다. 기자가 직접 방문해 보니, 드립 커피와 신선한 도넛 한 조각이 쌀쌀한 오후를 한결 부드럽게 감싸줬다.
영주의 또 다른 매력은 배움과 체험에서 나온다. 부석면 콩세계과학관에서는 콩의 역사와 우리 민족 식문화, 영주 특산물 부석태의 가치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최근 가족 단위 방문객이 부쩍 늘고, 된장 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호응을 얻고 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한 학부모는 “콩의 쓰임과 전통을 오감으로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댓글 반응도 다양하다. “영주 여행의 완성은 오빵에서 시작해 정도너츠로 마무리”, “가을엔 부석태 두부까지 챙기자”는 등 남다른 애정이 느껴진다. 혼자 여행하는 이들도, 가족 나들이객도, 영주에서만 누릴 수 있는 맛과 시간을 추억으로 남기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어쩌면 우리 삶의 방향은 이런 풍경 속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가을빛 따라 걷는 영주의 하루, 그 속엔 계절만큼 깊어진 일상의 기쁨이 숨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