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결합 알뜰폰 요금제”…헬로모바일, 생활리스크 보장 확대
통신 요금제에 손해보험을 결합한 생활보장형 알뜰폰 상품이 등장하며 통신과 인슈어테크의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 LG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은 금융사기와 강력범죄, 골절·상해, 자동차사고 부상까지 포괄하는 안심보험 요금제 4종을 내놓고, 중장년층과 실속형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신시장 공략에 나선다. 통신업계에서는 생활 밀착형 리스크를 통합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요금제가 향후 알뜰폰 시장 차별화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헬로모바일은 롯데손해보험과 제휴해 월 1만~3만원대 이동통신 요금에 최대 500만원 한도의 손해보험 보장을 결합한 안심보험 요금제 4종을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금융사기 항목은 최대 100만원까지 배상하며, 나머지 상해·사고 항목을 더해 총 보장 규모를 넓힌 것이 골자다.

상품 구성은 단말기 보유 고객을 위한 유심 요금제 2종과 신규 단말기 구매 고객 대상 요금제 2종으로 나뉜다. 자급제폰·중고폰 사용자를 위한 안심보험 유심 5GB 월 1만5400원, 안심보험 유심 7GB 월 1만7300원이 제공된다. 신규 휴대폰과 함께 가입하는 상품은 안심보험 5GB 월 3만3800원, 안심보험 슬림 1GB 100분 월 2만6900원이다. 데이터·음성 제공량은 중저가 구간에 맞추되, 가입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보험 혜택을 일괄 탑재하는 구조다.
이번 상품의 가장 큰 차별점은 기존 보이스피싱 특화형 요금제에서 벗어나 보장 범위를 일상생활 전체로 넓힌 점이다.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금융사기 피해 발생 시 자기부담금 10만원을 제외하고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하며, 강력범죄 피해에 대해서도 최대 100만원 한도를 별도 제공한다.
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신체 손상 항목도 세분화했다. 5대 골절 진단 및 수술비는 각각 최대 50만원까지, 자동차사고 부상 등급 1~10급에 대해서는 최대 500만원까지 지급한다. 추가로 화상 진단 및 수술비는 각 최대 10만원, 무릎·어깨·손목 관절 수술비는 각 최대 30만원까지 보상한다. 통신 요금제 내에서 부상 유형별 리스크를 단계적으로 커버해주는 구조로, 의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중장년층과 자영업자를 겨냥한 설계로 풀이된다.
가입 절차는 통신 가입과 보험 청약을 분리해 진행된다. 고객은 헬로모바일 직영 온라인몰 또는 대리점에서 안심보험 요금제를 선택한 뒤, 롯데손해보험이 별도로 발송하는 보험 가입 안내에 따라 청약을 완료해야 한다. 보험기간은 1년이며, 보장 사고 발생 시 롯데손해보험의 디지털 플랫폼 앨리스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통신 요금 청구 체계와 보험금 지급 체계를 분리해, 통신사는 요금제 패키징과 고객 접점을 담당하고 실제 위험 인수와 보상은 보험사가 맡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사업자가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ARPU를 크게 올리지 않으면서도 가입자 락인 효과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특히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생활형 금융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통신사가 가입자의 휴대폰 번호와 금융 이용 패턴에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험을 결합한 요금제가 리스크 관리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에서도 통신과 보험의 결합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유럽·동남아 일부 통신사는 단말 파손과 도난, 디지털 자산 보호, 기본 상해보험까지 통합한 구독형 서비스를 앞세워 가입자 유지율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단말기 파손 보험이나 보이스피싱 전용 보장에 집중돼 있었으나, 헬로모바일이 강력범죄·상해·자동차사고 부상까지 범위를 확대한 만큼 생활 전반을 포괄하는 통합 리스크 관리 상품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금융사기와 상해 사고는 손해율 변동성이 큰 영역인 만큼, 보장 항목 세분화와 언더라이팅 기준, 청구·심사 프로세스 정교화가 중장기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또한 보험 판매 과정에서의 설명 의무, 고령층 대상 상품 안내 시 불완전판매 방지 등 규제 준수 여부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인슈어테크 기반 디지털 청구 시스템이 도입되더라도, 실제 피해 인정 범위와 인증 절차를 둘러싼 민원 가능성은 상존한다.
김예현 LG헬로비전 모바일사업담당은 올해 보이스피싱 피해액 급증을 언급하며 안심보험 요금제가 일상 안전망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 통신비 절감과 더불어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휴 혜택을 확대해 고객 경험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산업계는 통신과 보험을 결합한 이번 시도가 알뜰폰 시장의 틈새 전략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생활 리스크 관리와 인슈어테크 융합 경쟁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