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말 랠리 시동거나”…비트코인 9만 달러 재도전, 가상자산 시장 상승세 속 변동성 경고

강태호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29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한 주요 가상자산이 강세를 보이며 연말 랠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025년 마지막 거래일들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매수 포지션을 확대하면서 전체 시가총액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자, 시장에서는 상승 모멘텀의 지속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시장 전문 매체 코인에디션(Coin Edition)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670억 달러(약 96조 8100억 원) 증가했다. 전체 시가총액은 2.2% 급등한 3조 1200억 달러(약 4508조 4000억 원)를 기록했고, 비트코인은 장중 한때 9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 선을 다시 넘어서며 강세 흐름을 재확인했다.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이 3조 1200억 달러를 넘어서며 투자자들이 연말 마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톱스타뉴스 포토DB)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이 3조 1200억 달러를 넘어서며 투자자들이 연말 마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톱스타뉴스 포토DB)

이번 상승은 비교적 안정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연말 포트폴리오 재정비 수요가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은 현재 8만 9834달러(약 1억 2981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연초 시초가인 9만 3374달러(약 1억 3492만 원)를 웃도는 플러스 수익률로 연간 수익을 확정하려면 약 6.24%의 추가 상승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8만 8210달러(약 1억 2746만 원) 지지선을 지키며 단기 가격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알트코인 시장도 동반 반등에 나섰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ETH)은 3.1% 상승해 3030달러(약 437만 원)를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기술적 지표 개선과 함께 2026년 상반기로 예정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글램스테르담(Glamsterdam)’ 계획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업그레이드를 통한 처리속도 개선과 수수료 구조 변화 기대가 반영되며 장기 성장성에 대한 베팅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리플 XRP도 1.4% 올라 1.90달러(약 2745원)에 거래됐다.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11월 이후 5억 개 이상의 XRP를 매입하며 수급 구조에 변화를 일으킨 것이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TF 매입 증가로 중앙화 거래소 보유 잔액이 1년 만에 최저 수준인 15억 개 안팎으로 줄어들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낙관론과 함께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비트코인이 단기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여전히 장기 추세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365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거래되는 상황이어서, 뚜렷한 상승 전환이 확인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기술적 관점에서 중장기 하락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연말 특유의 얇은 시장 유동성도 변수로 지목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거래 참여자 수가 감소한 가운데, 소수의 대규모 주문만으로도 시세가 크게 출렁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 폭보다 거래량이 함께 늘고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며, 유동성 부족 국면에서 레버리지 투자 확대는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향후 시장 방향은 핵심 지지선 방어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3조 달러(약 4335조 원) 선을 유지할 경우 상승 흐름이 연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해당 지지선이 붕괴될 경우 2조 9200억 달러(약 4219조 원) 수준까지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비트코인 개별로는 9만 300달러(약 1억 3048만 원) 부근의 강한 저항대를 뚫고 안착해야 새로운 매수세 유입과 추세 전환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이미 대체투자 자산군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높은 변동성과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시장의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각국 규제 당국의 정책 방향, 글로벌 금리 기조 변화, ETF 자금 유입 추세 등이 맞물리며 가격 흐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연말 랠리 기대와 리스크 요인이 공존하는 가운데, 이번 상승 흐름이 2026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국제 자본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태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x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