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수요 확대…두산에너빌리티, 원전·가스터빈 수주 기대에 상승세 강화
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전과 가스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5일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8만400원으로 마감하며 전일 대비 1.52% 오르는 등 원전관련주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SMR 시장 개화와 팀 코리아의 해외 수주 성과가 맞물리며 전력 설비 투자 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에너지 인프라 확장 수혜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5일 두산에너빌리티 034020 주가는 8만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간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종목 지정 예고라는 수급 부담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견조한 우상향 흐름을 유지했다. 1년 새 200% 가까이 오른 가격 부담에 단기 등락을 반복했지만 5일선과 20일선 등 주요 이동평균선이 정배열을 유지하며 하방이 단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6개월 추세로 보면 저점과 고점이 차례로 높아지는 전형적인 상승 패턴이 이어졌고, 직전 거래일에는 장중 변동성을 소화한 뒤 종가 기준 8만원대 안착에 성공했다.
![[분석] AI 전력 수요 확대… 두산에너빌리티 원전관련주 성장세 강화](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7/1765111893175_757384576.jpg)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체코 원전 본계약 체결 임박 기대와 북미 지역 가스터빈 수주 가시화 등 굵직한 펀더멘털 재료가 자리한다. AI 산업 확대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인 원전과 가스발전이 동시에 부각된 점도 주가를 지지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전력 설비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사이클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수급을 보면 5일 기준 외국인이 약 37만주, 기관이 약 71만주를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와 매도를 오가며 공방을 펼쳤지만, 주 후반부로 갈수록 기관 매수 강도가 두드러지는 양상이 포착됐다. 기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될 때 주가 탄력이 커지고 외국인 매도가 늘면 상승 폭이 제한되는 패턴이 반복된 만큼, 향후 기관 수급의 지속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7위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시총은 약 51조5,000억원으로 초대형주에 속한다. 현대로템,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밥캣 등 동종 업계 주요 종목과 비교해도 시가총액이 압도적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22.69%로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장주식수는 약 6억4,056만주로 유통 물량이 풍부한 편이다. 그럼에도 최근 거래대금이 집중되며 손바뀜이 활발해진 점은 해당 종목에 대한 시장 관심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주가수익비율 PER은 업계 평균을 상회하지만, 증권가는 가파른 이익 성장 기대가 선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적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성장성이 부각된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은 16조2,331억원, 영업이익은 1조176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2025년에는 영업이익률 개선과 함께 수익성 강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4.0점, 목표주가는 10만3,778원으로 제시돼 현 주가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장주식수 6억4,000만주 수준의 대형주라는 점을 감안할 때 EPS 개선 속도가 밸류에이션 정당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부채비율은 약 125%로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필요한 재무 여력도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시장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원전 주기기 공급사를 넘어 가스터빈과 SMR 소형모듈원전 등 차세대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기업으로 재조명받는 모습이다. 최근 회사는 한전KDN과 에너지 ICT 분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체결해 발전소 제어 시스템 국산화와 보안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발전소 운영 효율과 사이버 보안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투자로, 기술적 해자 구축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전KPS와는 해외 발전 프로젝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설계부터 유지보수 O&M까지 이어지는 토털 솔루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원전과 가스발전, 운영·정비를 포괄하는 팀 코리아 체제를 공고히 하며 해외 수주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협력이 수주 규모 확대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수익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산업 및 글로벌 이슈 측면에서 체코 원전 수주 본계약 기대감과 북미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급원으로서의 가스터빈 수요 증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iM증권 등 주요 증권사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신규 수주는 3분기 누적 5조4,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 대형 프로젝트가 반영될 경우 연간 14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향후 2∼3년간 매출과 이익 성장을 뒷받침할 수주 잔고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술 경쟁력도 부각된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원전 핵심 부품 CEDM 노즐이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며 기술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고난도 핵심 부품의 국산화 성과가 공식적으로 입증된 만큼 향후 해외 프로젝트 수주전에서도 경쟁력을 높여줄 요소로 평가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술력 기반의 실질 수주 성과가 주가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MR 분야에서도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과 함께 크로아티아를 방문해 한국형 SMR 기술을 소개하며 동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SMR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 말 미국발 SMR 관련주의 급등락과 AI 산업 거품 논란이 불거졌을 때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도 단기 조정을 받았다. 그 후 실질 수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 점은 투자자 신뢰를 방증한다는 평가다.
전반적으로 최근 주가 상승은 테마성 매매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메가 트렌드와 기업 펀더멘털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1년 새 주가 급등으로 한국거래소에서 투자경고종목 지정 예고를 받은 상태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 과열 경계 신호이자 동시에 강력한 성장 모멘텀의 반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원전과 가스터빈, SMR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는 향후 에너지 시장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높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주 차원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력 설비 및 원전 테마의 대장주로 꼽힌다. 전력 기기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보일 때 가장 많은 거래대금을 동반하며 상승을 주도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AI 전력 부족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수급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며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동일 업종 내 비교에서도 경쟁력은 뚜렷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수주 잔고와 원전 주기기 제조 역량을 무기로 내세운다. 반면 중소형 기자재 업체에 비해 무거운 시가총액과 높은 밸류에이션은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SMR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측면에서는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향후 투자 전략으로는 단기적으로 5일선과 20일선 지지 여부를 점검하며 분할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직전 저항대였던 7만8,000원 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 구간을 지켜낼 경우 전고점 돌파와 10만원대 재도전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7만5,000원 선을 하회할 경우 단기 조정 국면이 길어질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라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종목 지정 및 신용거래 제한 가능성 등 수급 제약 요인에 유의해야 한다. 글로벌 기준금리와 원자재 가격 변동, AI 산업의 전력 수요 전망치 조정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중장기 수주 동향과 실적 가시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는 한 두산에너빌리티가 에너지 전환 수혜주로서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