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탁 논란 책임지겠다"…김남국 디지털소통비서관, 사직서 제출

인사청탁을 둘러싼 논란과 대통령실의 공직 기강 문제가 다시 맞붙었다. 대통령실 내부 비서관과 여당 원내지도부 사이의 메신저 대화가 카메라에 포착되며 파장이 커졌고, 당사자인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통령실은 4일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김남국 비서관의 사표 제출 사실을 알렸다.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이 오늘 대통령비서실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해당 사직서는 수리됐다"고 전했다. 자료가 배포된 시점은 2025년 12월 4일 오후다.

김남국 비서관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통령 핵심 참모진이 모이는 회의에서 빠지면서, 내부 인사 조치 가능성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 상황이었다.

논란의 출발점은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와 김 비서관 사이에 오간 메신저 대화였다. 문진석 수석부대표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 도중 김 비서관에게 휴대전화 메신저로 같은 대학 출신 특정 인사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에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비서관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장을 보냈다. 여기서 언급된 인물은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현지 제1부속실장으로 해석됐다. 이 문자가 오가는 장면과 화면 내용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노출됐고, 인사청탁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 여당 핵심 관계자들의 이름이 동시에 언급됐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더 커졌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책과 법안을 논의하던 중 여당 핵심 의원과 대통령실 비서관이 협회장 인사를 논의한 장면이 공개되자, 정치권에선 공직 사회 인사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겨냥한 비판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논란이 불거진 직후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3일 공지를 통해 "부정확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전달한 내부 직원(김 비서관)에게 공직 기강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당시 설명은 인사 개입이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하루 만에 김 비서관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대통령실이 이를 수리하면서 사안의 무게가 다시 부각됐다. 엄중 경고 이후에도 여론과 정치권의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자, 대통령실이 인사 조치를 통해 공직 기강 관리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문진석 수석부대표의 부적절한 인사 요청과 김남국 비서관의 수용성 답변 모두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본회의 중 이뤄진 인사 추천 요청, 그리고 이를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에게 전달하겠다는 답변은 인사 절차의 공식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흔들 수 있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의 공식 반응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았지만, 인사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다. 대통령실이 김 비서관 사직을 통해 선을 긋는 모양새를 취한 만큼, 향후 국회에서는 인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 요구와 함께 재발 방지책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내부 기강 확립을 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회는 향후 인사 관련 쟁점을 다루는 상임위원회나 본회의 논의 과정에서 또다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여야는 공정 인사를 둘러싼 책임 공방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