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6,000선 간다…맥쿼리증권, 메모리 공급난 속 PER 14배 저평가 진단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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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내년 6,000선에 근접할 수 있다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강세 전망이 나오며 국내 증시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이익 개선과 유동성, 정부 정책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하며, 개인 투자자의 글로벌 자산 배분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증권은 2일 발간한 코스피 다시 포효 6,000으로 가는 길 보고서에서 2025년 코스피 지수 목표치를 6,000으로 제시했다. 강한 이익 성장과 풍부한 유동성, 증시 친화적인 정부 정책을 근거로 내세우며, 현재 수준에서도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맥쿼리 “코스피 내년 6,000선 간다”…“PER 14배, 메모리 수급난에도 저평가”
맥쿼리 “코스피 내년 6,000선 간다”…“PER 14배, 메모리 수급난에도 저평가”

맥쿼리증권은 자사가 커버하는 종목을 기준으로 올해 코스피가 강한 랠리를 이어왔음에도 주가수익비율 PER이 14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 증시가 실제 실적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시장 일각의 인식과는 거리가 있다며, 실적 개선 흐름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년 코스피 상승을 이끌 핵심 종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지목했다. 맥쿼리증권은 두 회사가 내년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이 5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시장 순이익 증가분의 68를 책임질 것이라고 내다보며, 반도체 대형주의 이익 성장세가 지수 레벨을 끌어올리는 주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반도체 업황 개선이 지수 상승의 기초 체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맥쿼리증권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 역사상 최악의 메모리 공급난에 직면해 있고, 향후 2년간 공급이 뚜렷하게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제한적인 공급 환경이 유지되면서 메모리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이 상당하다고 본 것이다.

 

보고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아직 이를 기업들의 향후 실적 전망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전망 탓에 반도체 실적 상향 여지가 남아 있고, 이 과정에서 코스피 전체 이익과 밸류에이션이 동반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환율과 글로벌 자금 흐름 측면에서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맥쿼리증권은 코스피가 강한 초과 수익을 기록할 여지가 큰 동시에 원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미국 주식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투자 전략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국제 투자은행 JP모건 역시 지난달 발표한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코스피가 6,000선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잇따르는 가운데, 실제 지수 흐름이 기업 이익과 수급 개선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경기와 글로벌 유동성, 국내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코스피 상단이 재차 조정될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향후 정책 방향과 반도체 업황, 환율 흐름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내년 국내 증시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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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증권#삼성전자#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