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헌신의 순간”…박찬희, 은퇴식서 진한 감동→새 출발 각오 전해
안양 정관장아레나의 불빛이 하프타임을 채우자, 박찬희의 농구 인생이 전광판을 수놓았다. 뜨거운 박수와 아쉬운 시선이 교차하는 가운데 박찬희가 국가대표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팬들과 함께 나누었다. 현장에는 가족, 동료, 후배, 팬들이 한데 모여 단단히 쌓인 시간의 무게를 나누었다.
박찬희는 2010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안양 KGC인삼공사에 입단해 인천 전자랜드, 원주 DB에서 정상급 가드로 자리매김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2009년 동아시아경기대회에 데뷔한 뒤, 2019년 FIBA 농구 월드컵까지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010 광저우에서 은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3개의 메달로 대표팀의 영광을 이끌었다. 이날 은퇴식에서는 긴 여정을 함께한 팬들에게 꽃다발이 전해졌고, 동료 정성조의 축하 메시지, 권혁운 협회장의 기념 유니폼과 공로패 전달이 이어져 진한 여운을 남겼다.
박찬희는 “대표팀은 저에게 자부심이자 책임감이었다”며 무거운 소회를 밝혔다. 특히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의 극적인 우승을 가장 인상 깊은 순간으로 꼽으며, 전력상 불리한 상황에서도 팬들의 응원과 동료들의 투지로 금메달을 안았던 기억을 되살렸다.
후배들을 향해선 “최근 평가전에서 뛰는 모습을 보며 국가대표의 꿈이 이어지고 있음을 느낀다”는 격려와 함께, 대표팀의 새로운 리더로 이현중을 지목하며 기대감을 전했다.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기념하며, 이제는 코치로서 젊은 선수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각오도 더했다.
농구 코트에서 땀과 열정으로 쌓아 온 시간은 한순간에 흩어지지 않았다. 박찬희는 은퇴식 무대 위에서 대표팀의 사명과 책임, 팬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안고 새로운 길을 준비했다. 헌신과 영광의 빛을 안아온 그의 여정은 안양 정관장아레나의 조용한 응원 속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박찬희가 지도자로 준비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선 모습은 7월 20일 남자 농구 국가대표 2차 평가전이 열린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팬들의 가슴에 진한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