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척추골절 경보음”…기침 후 옆구리 통증 위험신호
골다공증에 기반한 척추 압박 골절이 노년층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사소한 동작 이후 갑작스러운 허리나 옆구리 통증이 이어질 경우 단순 염좌로 넘기지 말고 정밀 검사를 통해 골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척추가 주저앉는 압박 골절은 통증뿐 아니라 척추 변형과 장기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골다공증 관리 전략이 고령사회 보건의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척추 압박 골절은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척추에 비교적 작은 충격이 가해졌을 때 척추체가 납작하게 눌리듯 부러지는 상태를 말한다. 넘어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직접적인 외상뿐 아니라, 의자에 털썩 앉거나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는 동작, 심지어 기침과 재채기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 빈도가 높고, 골밀도가 감소한 65세 이상 남녀 전 연령대에서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역학 조사에서는 50세 이상 인구 약 3명 가운데 1명이 골다공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른 척추 골절 발생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상당수 환자가 “통증이 좀 나아졌다”는 이유로 검사를 미루다가 뒤늦게 골절이 확인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이사나 김장 등으로 허리를 무리한 뒤 나타난 통증을 염좌로 판단해 진통제나 물리치료만 받다가, 통증이 오래 가거나 심해져 영상 검사에서 척추 압박 골절이 드러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허리나 옆구리 통증이다. 눈에 띄는 큰 사고가 없어도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힌 직후, 혹은 기침과 재채기 이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허리를 곧게 펴기 어렵고 움직일 때 통증이 크게 악화되며, 골절 부위를 손으로 누르면 찌르는 듯한 압통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시간 경과에 따라 골절 부위 척추체가 더 눌리며 유합되면, 전반적인 키 감소와 함께 등이 앞으로 굽는 후만 변형이 진행된다. 척추가 구부러지면서 흉곽과 복부가 압박돼 위·장운동 저하, 만성 소화 불량, 호흡 시 폐가 충분히 팽창하지 못하는 폐활량 감소 등이 뒤따를 수 있다. 한 번 압박 골절을 겪은 환자는 다른 척추체가 연이어 골절될 위험이 급격히 올라가, 이른바 연쇄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연쇄 골절이 발생하면 독립 보행이 곤란해지고 이동성이 떨어져, 우울감 증가와 전신 근력 저하 등 전반적인 건강 악화로 연결된다.
치료는 통상 보존적 접근이 우선 선택된다. 안정과 약물 치료, 보조기 착용 등을 통해 통증과 염증을 줄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뼈가 유합되도록 돕는 방식이다. 다만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골절 양상이 불안정해 추가 붕괴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논의된다. 의료 현장에서는 풍선 척추성형과 같은 최소 침습적 시술을 적용해 골절 부위에 골시멘트를 주입, 척추체를 지지함으로써 통증을 줄이고 추가 변형을 막는 방법도 활용되고 있다.
의료계는 무엇보다 예방과 조기 발견을 골다공증 척추 골절 대응의 핵심으로 본다. 폐경 이후 여성, 65세 이상 남녀, 저체중이거나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뼈 상태를 수치로 확인하는 것이 권고된다. 골밀도 검사는 엑스선 흡수 방식으로 골량을 측정해 골감소증과 골다공증을 구분하며, 치료 필요성과 약물 선택에 기본 자료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생활습관 관리도 필수 요인이다. 칼슘과 비타민 D 섭취를 충분히 유지하고, 근육량과 균형 감각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규칙적인 근력·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 걷기, 가벼운 계단 오르기, 저강도 근력 운동은 뼈에 반복적인 기계적 자극을 줘 골밀도 유지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금연과 절주, 적정 체중 유지 등을 병행하면 뼈 대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을 줄일 수 있다.
낙상 예방을 위한 주거 환경 개선도 중요한 예방 전략으로 꼽힌다. 실내에서 미끄러지기 쉬운 매트나 전선 등을 정리하고, 복도와 방, 현관 조명을 밝게 유지하면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된다. 욕실과 화장실, 계단에는 안전 손잡이를 설치해 넘어질 위험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외 노인의학 연구에서는 이러한 환경 개선이 실제 골절 발생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기반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관리, 환경 개선이 결합될 때 척추 압박 골절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의료계 관계자는 척추 압박 골절은 단순한 허리 통증에 그치지 않고, 한 번 발생하면 연쇄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보행 장애와 독립적인 생활의 상실로 연결된다며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생활습관 관리, 조기 치료만으로도 골절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와 의료계에서는 고령 인구가 급증하는 만큼, 뼈 건강 관리 기술과 노년 친화적 주거 환경 솔루션이 향후 헬스케어 시장의 핵심 분야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진단·예방 전략이 실제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