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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나노 발사 중단”…이노스페이스, 재점검 후 재도전 예고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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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 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소형 발사체 한빛나노의 국내 첫 상업용 발사를 시도했지만 기술 점검으로 일시 중단을 선택했다. 우주 발사 서비스는 기상, 장비, 규제 요건 등 변수가 많은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수적 의사결정이 핵심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황을 한국 민간 발사체 산업이 상업 시장 진입을 앞두고 겪는 필연적인 검증 과정으로 해석하며, 재발사 일정과 결과가 향후 사업 신뢰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20일 한국 시간 오전 9시 30분 브라질 공군 산하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예정돼 있던 한빛나노 발사 시도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발사는 국내 우주 기업이 수행하는 첫 상업용 궤도 투입 임무로 주목을 받았다. 회사 측은 발사 연기 결정이 발사체 핵심 구성품에 대한 추가 안전 점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중단 사유는 2단 액체 메탄 탱크 충전용 밸브의 기능과 관련된 기술적 점검 필요성이다. 액체 메탄은 차세대 친환경 로켓 연료로 주목받지만, 극저온 상태에서 저장과 공급이 이뤄져야 해 탱크와 밸브 계통의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다. 밸브 오작동이나 성능 저하는 연소 불안정, 추진력 부족, 비정상 궤도 진입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징후 단계에서 발사 중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윈도우 기간으로 불리는 예비 기간 안에서 발사 재시도에 나선다는 방침을 전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브라질 공군과의 협의를 통해 조율 중이다. 발사 윈도우는 지구 자전과 궤도 조건, 발사장 기상 등 복합 요인을 고려해 설정되며, 이 기간 안에 기술 점검을 마치고 재발사에 나설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한빛나노는 당초 18일 한국 시간 오전 3시 45분 발사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발사 준비 과정에서 일부 장치에 이상이 감지되면서 부품 교체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발사일이 20일 오전 3시 45분으로 한 차례 연기됐다. 발사 당일에도 발사장 지상 전력 공급계 이슈로 준비 작업이 일시 중단되는 등 변수가 이어졌다. 이후 전력 문제가 해소되면서 9시 30분 발사 재개를 시도했지만, 최종적으로 2단 연료 계통 점검 필요성이 부각되며 다시 멈춰 섰다.  

 

한빛나노는 이번 스페이스워드 미션을 통해 국내 민간 기업이 고객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상업적으로 투입하는 첫 사례가 될 계획이었다. 회사는 고객 탑재체를 고도 300킬로미터, 경사각 40도의 저궤도에 올리고, 동시에 실험용 탑재체 임무까지 수행할 목표를 세웠다. 저궤도는 지구 관측, 통신, 군사 정찰 등 다양한 상업·공공 목적 위성이 집중되는 공간으로, 안정적인 궤도 진입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상업 발사 서비스 사업자의 기본 조건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정부 주도 발사체 개발과 시험 발사가 중심이었지만, 이노스페이스와 같은 민간 기업이 상업용 발사 시장에 직접 진입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소형 위성 발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한국 민간 발사체가 안정적인 궤도 투입 능력을 입증할 경우 해외 고객 확보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반복되는 연기와 중단이 단기적으로는 일정 불확실성을 키우는 만큼, 이노스페이스가 얼마나 체계적인 원인 분석과 개선 대책을 제시하느냐가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 산업 특성상 초기 상업 발사 단계에서 여러 차례 연기와 실패를 겪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업계는 발사 성공 여부뿐 아니라 문제 대응 과정과 기술 축적 속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빛나노의 재발사 시점과 결과가 한국 민간 우주 발사 서비스가 본격적인 상업 궤도에 진입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상업 발사 시장에서는 기술 신뢰성과 운영 안전성이 최우선 평가 기준이 되는 만큼, 산업계는 이번 점검과 재도전 과정이 어떻게 시장과 투자자의 평가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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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페이스#한빛나노#스페이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