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정 투명해야 국민주권 내실화"…이재명, 업무보고 생중계 정례화 시사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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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점검 방식과 국정 철학을 둘러싼 갈등 지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생중계 업무보고라는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투명성과 공무원 사기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조하며 정치권 논쟁에 정면 대응한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국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 중심 국정운영이 제대로 될 수 있으며 국민주권도 내실화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생중계 업무보고의 정당성을 국정 철학 차원에서 재차 부각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최초로 생중계되는 업무보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언급한 뒤, 공직사회 내부의 부담감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새 방식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고, 예년과 같은 형태로 업무보고를 하면 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책을 투명하게 검증하면서 집단지성을 모아야만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생중계 방식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며 조직 문화 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공무원들도) 연습하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며 "각 부처는 남은 업무보고 준비를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국정 운영 전반에 생중계 방식과 유사한 공개성을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최근 정부 업무보고를 두고 지나친 기강 잡기나 망신 주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관가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시각을 의식해 생중계 취지를 투명성과 국민 참여로 재정의하고, 협조를 요청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도 생중계 방식이 보여주기식 행정인지, 책임 행정 강화 수단인지 공방이 이어져 왔다.

 

이 대통령은 같은 맥락에서 공무원 사기 진작 필요성도 강하게 언급했다. 그는 "행정 수요는 더 커지고 복잡해지는데 처우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 해법을 계속 연구해달라"고 말했다. 생중계 업무보고에 따른 부담을 상쇄할 보상과 처우 개선 방안을 함께 주문한 셈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성과 보상 확대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그는 "공직자들의 특별한 헌신과 성과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상을 하겠다"고 못 박은 뒤 "각 부처는 탁월한 성과를 내는 공무원들에게는 그에 걸맞은 파격적 포상이 이뤄지도록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성과 중심 인사와 예우를 통해 공무원들의 동기 부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 역할을 거듭 부각했다. 그는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열정, 책임감이 없으면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일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하고, "현장에서 성실하고 충직하게 제 역할을 하는 공직자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생중계 업무보고를 강도 높은 감시가 아니라, 책임감 있는 공직사회와 국민이 함께 정책을 점검하는 과정으로 자리매김시키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제기된 대통령 발언을 토대로 남은 부처 업무보고 진행 방식과 성과 중심 포상 체계 구체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와 정치권에서도 국정 운영 투명성 강화와 공직사회 사기 진작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정기국회와 예산 심사 과정에서 관련 제도 논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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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국무회의#정부업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