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유통사 직접 인수”…클래시스, 182억원 투자로 글로벌 도전 본격화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시장을 겨냥한 국내 강자 클래시스가 브라질 유통사 인수라는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 미용 시장에서 매출채권 회수 지연 등 난항을 겪던 클래시스는 182억원을 투입해 현지 유통망을 직접 품는 과감한 직판 체제로 전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국내 미용의료기기 기업의 글로벌 전략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클래시스가 24일 공식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남미 에너지기반 미용의료기기(EBD) 대형 유통사인 JL헬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 짓고, 향후 메드시스템즈 등 현지 핵심 네트워크를 손에 넣게 됐다. 삼성증권, LS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클래시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한 바 있는데, 핵심 원인은 브라질 유통사의 매출채권 회수 지연 지속이었다. LS증권 등은 “브라질 파트너사의 자금 경색에 따라 물량 공급을 조절하고, 영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은 미국·중국에 이어 미용의료기기 시장이 세계 세 번째로 큰 국가다. 그만큼 잠재력은 높으나, 현지 유통사 중심 구조와 매출채권 이슈가 글로벌 기업 진출의 '병목'으로 꼽혀왔다. 클래시스가 JL헬스 인수에 쏟아부은 182억7000만원은 전액 현금 조달이 이뤄졌고, 이를 통해 브라질 유통망, 고객 교육 및 금융 서비스까지 통합하는 ‘직판 플랫폼’ 구축 기반이 마련됐다. JL헬스는 메드시스템즈를 비롯한 핵심 유통·서비스사를 소유, 클래시스의 주력 제품을 직접 유통 중인 점이 강점이다.
특히 이번 전략은 정체된 브라질 수출과 불투명한 매출채권 회수 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미용의료기기 B2B 시장 내 직접판매·서비스 역량까지 확보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 국내 기업 다수가 제품만 수출하고, 현지 서비스와 유통은 외부업체에 의존해왔다. 전문가들은 “직판 체제로의 전환은 브라질 소비자·병원과의 직접 소통, 서비스 품질 관리, 마진 구조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클래시스 백승한 대표도 이번 인수가 단순한 매출 확대만이 아니라, 남미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드시스템즈가 남미 최대의 미용의료기기 네트워크와 시장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장비 판매를 ‘브랜드 경험 설계’와 연결하며 현지화된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 소식이 전해진 뒤 클래시스 주가는 하루 만에 12% 넘게 상승했다.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기업 간 남미 시장 직진출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클래시스가 직접판매·서비스 구조로 업계 리더십을 굳힐지 주목된다. 산업계는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도 유통·서비스 체계를 내재화할 경우, 단순 수출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새롭게 마련할 수 있을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