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신비로움에서 고즈넉한 산사까지”…사천에서 만나는 특별한 시간
여행의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유명한 곳보다 내 마음에 맞는 새로운 공간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사천에서는 바다의 신비로움부터 고즈넉한 산사의 고요함 그리고 역사의 숨결까지, 각기 다른 분위기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긴 곳은 대방동에 위치한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투명한 유리 터널을 산책하며 머리 위로 유영하는 물고기 떼와 마주한다. 사진을 찍는 가족, 동심 가득 웃음 짓는 아이들 모두에게 생생한 해양의 세계는 일상의 경계를 넓혀준다. “바닷속을 걷는 기분이에요. 아이보다 제가 더 신이 났어요.” 한 방문객은 SNS에서 이렇게 감정을 전했다. 체계적 관리를 통해 쾌적하게 조성된 공간 덕분에 이국적인 풍경에 푹 빠지게 된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과학과 역사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는 항공우주박물관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남면 일대에 자리한 박물관은 항공우주와 한국전쟁이라는 큰 두 갈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실물 항공기와 탱크, 화포 등 30여 대의 장비가 전시된 야외 전시장에서는 아이들이 두 눈을 반짝이며 직접 만져보고 설명을 듣는다. 학교 수업과는 또 다른 방식의 살아있는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족 단위의 방문이 많다. 실제로 교육부는 “실물 기반 역사·기술 체험이 어린이 학습동기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는 통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답은 고즈넉한 산사였다. 백천동의 백천사와 곤명면의 다솔사는 울창한 숲과 오랜 역사를 품은 곳이다. 깊은 숲길에 둘러싸인 백천사에서는 계절이 바뀌는 소리와 함께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가을 붉은 단풍, 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는 일상에 지친 방문객들에게 잠깐의 쉼표가 된다. 특히 다솔사는 천년 역사의 흔적과 차 문화의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절집이다. “여기선 마음이 자연스럽게 가라앉아요. 사찰 산책만으로도 왠지 어제보다 한결 나아진 기분입니다.”라는 여행자의 고백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명소임이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과거보다 여행의 목적이 확실히 다양해졌다. 지금은 단순한 휴식뿐 아니라 경험·탐구·치유 등 개별적 의미 부여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커뮤니티엔 “아이와 박물관, 아쿠아리움 모두 너무 즐거웠다”, “가을 산사 걷기만으로도 좋은 힐링”, “사천 맛집까지 돌아보니 가을 여행 버킷리스트 완성” 등 긍정적인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소한 취향과 궁금증을 따라 떠난 여행이지만, 그곳에서는 각자에게 꼭 맞는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작고 조용하지만, 우리 삶의 결은 이러한 선택에서 조금씩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