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당 후보로 못 나간다"…구복규 화순군수, 자격정지 2년 중징계에 선거 지형 요동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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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당원 모집 의혹을 둘러싼 징계 결정과 지방선거 공천 규정이 맞물리며 전남 화순 지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구복규 전남 화순군수가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내년 화순군수 선거 판세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8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구복규 군수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윤리심판원에서 당원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통보받았다. 사유는 불법 당원 모집 혐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치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화순군수 재선을 노리던 구 군수는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는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당규는 공직선거 후보자로 추천받기 위해서는 권리당원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자격정지 기간에는 공천이 원천 차단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구 군수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택할지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화순이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 강세 지역인 만큼, 무소속 출마에 따른 득실을 두고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군수에게 도전장을 준비해온 예비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구 군수가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경우와, 불출마를 택할 경우의 선거 구도가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비 주자들은 향후 구 군수의 선택에 따라 조직 정비와 선거 전략을 다시 짜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내년 화순군수 후보군으로는 문행주 전 전라남도의원, 임지락 전라남도의원, 윤영민 전 화순군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들 가운데에서 새로운 공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행주 전 전라남도의원은 화순군 도곡면 출신으로 전국농민회 전라남도연맹 사무처장을 지낸 뒤 화순군의원과 전라남도의원을 각각 재선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구충곤 화순군수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해 무주공산이 된 화순군수 자리를 놓고 구복규 군수와 맞붙은 바 있다.

 

임지락 전라남도의원은 화순고려병원 홍보이사를 지냈으며, 화순군의원을 두 차례 역임한 뒤 2022년 전라남도의원에 올랐다. 윤영민 전 화순군의원은 화순성심병원 사무국장 출신으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화순군의원을 재선했다. 세 인물 모두 지역 기반이 뚜렷해 조직 결집력과 인지도 경쟁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전라남도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사자가 불복할 경우 윤리심판원의 재심 절차가 남아 있어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차원의 최종 징계 확정 여부와 재심 결과에 따라 지역 선거 지형이 다시 한 번 변동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지역 정치권은 구복규 군수가 재심 청구에 나설지, 무소속 출마를 결심할지, 또는 불출마를 선언할지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공천 경쟁과 야권·무소속 진영의 연대 구도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윤리심판원의 최종 판단과 구 군수의 정치적 선택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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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복규#더불어민주당#화순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