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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둔덕이 죽음의 벽 됐다”…NYT, 무안공항 참사 구조적 결함 집중 비판
사회

“콘크리트 둔덕이 죽음의 벽 됐다”…NYT, 무안공항 참사 구조적 결함 집중 비판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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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편 참사를 두고,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구조적 원인과 당국의 책임을 집중 조명했다. NYT는 지난 5일(현지 시간) 보도를 통해 “한국 활주로 끝에 세워진 콘크리트 둔덕이 비극의 원인”이라며, 수십 년간 이어진 안전 경시와 부실한 제도적 대응을 지적했다.

 

사고는 무안공항에 착륙하던 여객기가 활주로 말단의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지는 대형 인명 피해가 났다. NYT는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르면 활주로 끝 구조물은 충돌 시 쉽게 부서지는 재질이어야 하지만, 2003년 설계 변경으로 단단한 콘크리트가 설치됐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문제의 콘크리트 둔덕은 2007년 개항 전 한국공항공사가 국토교통부에 “사고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지만, 국토부는 이를 무시하고 개항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구조물 해체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2020년 시스템 개편 당시 “더 튼튼하게 보수”하는 방안이 채택돼 최종 공사는 사고 불과 10개월 전 마무리됐다.

 

이번 참사 유가족 이준화 씨는 “콘크리트 둔덕 설치는 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당국의 구조적 책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장 전문가들 역시 “국내 공항이 국제 기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관계기관인 국토교통부는 “사고 관련 전면 재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시민단체와 전문가 그룹은 “구조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 수사와 책임자 처벌, 전면적 설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국 공항 안전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점검 및 국제 기준 도입 논의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번 참사는 안전관리 및 제도적 허점에 대한 진단과 재발 방지책 마련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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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콘크리트둔덕#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