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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중도 동시이탈”…국민의힘, 최저 지지율 경신에 여권 내부 위기감 확산
정치

“보수·중도 동시이탈”…국민의힘, 최저 지지율 경신에 여권 내부 위기감 확산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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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중도층의 동반 이탈로 국민의힘이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다. 6·3 대선 이후 연이은 당내 악재와 무기력한 야성 부재가 맞물리면서, 여권 전체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 지표 역시 최저치를 경신하며 정국 격랑이 증폭되고 있다.

 

7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4일부터 6일까지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1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대선 직전이던 5월 4주차 31%와 비교하면 약 반토막 난 수치다.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은 43~45% 지지율을 유지하며, 양당 격차는 28%포인트로 벌어졌다.

특히 대구·경북(TK) 등 전통적 지지기반에서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TK 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5월 4주차 53%에서 현재 23%로 급락했고, 같은 기간 민주당은 18%에서 37%로 상승했다. 이념적으로도 보수 응답자의 43%만이 국민의힘을 선택해, 보수정당 본연의 결집력 약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지금과 같은 지지율 하락은 엄청난 수의 보수층이 등을 돌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외연 확장의 핵심인 중도층 이탈도 문제다. 국민의힘은 중도층 내 지지율이 5월 4주차 20%에서 11%로 추락하며, 민주당(39%)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지층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속되는 ‘탄핵 공방’과 전략 부재가 지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규정하며 위헌정당 해산까지 거론하는 국면에서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비상계엄·탄핵 논란에 매달린 채 쇄신 동력이 마비된 상태다.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서도 아스팔트 우파 표심을 의식한 ‘길심’ 경쟁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신율 교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 구조가 본질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지는 전략 실종도 부정적 기류에 힘을 더한다. 일례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조국혁신당 사면에 공개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비공개 석상에서 야권 정치인 사면을 청탁하는 장면이 드러나 혼란을 키웠다.

 

이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이 방송3법, 노란봉투법, 추가 상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은 뚜렷한 전략 없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존재감을 잃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필리버스터를 통한 ‘방송 장악법’ 저지 시도마저도 효력 확보에 실패했으며, 공세 논리 역시 여론전을 주도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야당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다, 아예 무기력해 보이기까지 해서 지지층조차 환멸을 표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도 반등 계기를 찾기 어렵다는 진단도 더했다.

 

현재 당 지도부는 민주당의 ‘내 편 챙기기’ 기조와 이춘석 의원 차명계좌 의혹 등 증시 이슈를 고리로 대여 공세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지속적 공세로 반전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NBS 조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통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4.7%였다. 여론조사 상세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치권은 이날도 국민의힘 지지율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두고 격론을 이어갔으며, 당 내부에서는 변화가 없을 경우 내년 전국 단위 선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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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지지율#탄핵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