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M.AX 얼라이언스…산업부, 기술·정책 공조로 K-반도체 가속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AI반도체가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가운데, 정부와 산학연 전문가들이 국가 R&D 방향과 기술 전략을 조율하기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경기 성남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AI반도체 M.AX 얼라이언스 워크숍을 열고 내년 신규 연구개발 기획 방향과 기술 로드맵을 공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의체 논의가 온디바이스 AI 경쟁 심화와 자율주행, 피지컬 AI 등 신시장 대응을 위한 정책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워크숍에는 반도체 학계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3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두 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AI반도체 신규 연구개발 과제 기획 방향과 정책 세부 이행 방안이, 2부에서는 AI반도체 최신 기술 동향을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됐다.

산업부는 특히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K-온디바이스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구상을 상세히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AI는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자동차, 로봇 등 단말기 내부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데이터 전송 지연을 줄이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낮출 수 있어,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 간 경쟁이 빠르게 붙은 분야다.
워크숍에서 전문가들은 AI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세부 기술과 연구 우선순위를 집중 점검했다. 주요 쟁점으로는 신경망처리장치 디자인과 알고리즘 특화 가속, 피지컬 AI를 겨냥한 온디바이스 AI 칩 구조, 단말기에서 직접 학습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학습 프로세서, 자율주행차용 칩렛 기반 AI반도체 설계 방향 등이 제시됐다. 신경망처리장치는 딥러닝 모델 연산에 특화된 칩으로,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연산을 수행하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설계가 경쟁력의 관건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논의에서는 온디바이스 AI 구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 전략이 집중 부각됐다. 현재 다수의 제품이 추론 위주 기능에 머물고 있는 만큼, 단말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모델을 업데이트하는 학습 프로세서 기술이 상용화되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품질과 보안성이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칩렛 아키텍처를 활용해 센서 처리, 경로 계획, 통합 제어 기능을 모듈식으로 결합하는 설계가 논의됐다. 칩렛 구조를 적용하면 공정별 최적화가 가능해 개발 비용과 위험을 줄이면서도 성능과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산업부는 AI반도체 M.AX 얼라이언스를 활용해 기술 로드맵과 정책을 연계하는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논의된 과제와 제언은 2026년 국가 연구개발 사업 기획과 세부 정책 수립 과정에 반영될 예정이다. 정부가 민간 전문가 의견을 전면에 두고 장기 R&D 투자를 설계할 경우, K-반도체가 메모리 중심 구조에서 AI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문가 논의를 토대로 산학연 협력을 고도화하고, 데이터센터용 AI가속기뿐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자율주행, 로봇 등 다양한 응용처에 맞춘 칩 개발 생태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글로벌 AI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술 전략과 제도 설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릴지가 관건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워크숍에서 제시된 방향이 실제 연구개발 과제와 투자, 인력 양성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