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김정은 참관 않자 군 지도부 주도 부각
탄도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22일 ‘새로운 무기체계’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하지 않은 대신,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 군사 실세가 현장을 주도하며 강화된 전략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한미·한중 정상회담 개최 직전을 겨냥해 존재감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미사일총국 주도로 중요무기체계의 시험을 진행했다”며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동방향으로 발사된 2개의 극초음속비행체는 함경북도 어랑군 궤상봉등판 목표점을 강타했다”고 전했다. 무기 형상과 성능 등 구체적인 제원은 밝히지 않았으나, 통신은 ‘극초음속 비행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달 초 평양 열병식에 등장한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 탄두, 즉 KN-23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1마’일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시험 발사는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이 참관하며 군 지도부 중심으로 진행됐다. 박정천 부위원장은 현장에서 “우리의 활동은 명백히 전쟁 억제력을 고도화해 나가자는 데 있으며 그 목적은 자체 방위 강화에 있다”고 발언, 북한 미사일 개발의 방어적 목적론을 재차 강조했다.
통신은 “잠재적인 적수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의 지속성과 효과성을 제고해나가는 국방력발전계획사업의 일환”이라고 시험 발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다만 북한은 이번 시험 소식을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 등 주민 대상 공식매체에는 알리지 않았다. 대외용 전략적 메시지에 무게를 둔 셈이다.
정치권과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시험과 관련해 APEC 정상회의 전후로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강경 도발에 즉각 대응할 방침인 가운데, 군사적 억제력 구축에 대한 미조정 협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67일 만이자 지난 5월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오랜만의 군사행동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한 번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목적을 두고 대북 경계와 외교적 대응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첨예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