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2% 숨 고르기…두나무 합병·AI 수주 호재에도 단기 급등 부담
네이버 주가가 두나무 합병 기대와 인공지능 사업 확대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단기 급등 부담에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직전 거래일인 26일 정규장에서 주가가 2% 안팎 조정을 받으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분출된 가운데, 장 마감 이후 NXT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없이 보합권을 유지해 향후 추세를 가늠하기 위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11% 하락한 23만 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지만, 최근 이어진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늘어나며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거래 종료 후 연장 거래 플랫폼인 NXT 시장에서 네이버 주가는 정규장 종가 수준을 유지해 추가적인 가격 조정보다는 거래량이 동반되지 않은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재료는 핀테크 자회사를 앞세운 두나무와의 합병 확정 소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을 통해 약 15조 원 수준의 기업 가치가 새로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검색·콘텐츠·커머스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에 가상자산·핀테크 비즈니스를 결합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암호화폐 거래 인프라와 결제·송금·투자 플랫폼이 결합될 경우 수수료 수익과 데이터 기반 서비스 고도화 여지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사업 모멘텀도 강화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금융권을 상대로 자사 AI 솔루션 공급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B2B 수주 기반을 넓히고 있다. 금융사는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맞춤형 자산관리, 비대면 고객 응대 효율화를 위해 생성형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네이버가 보유한 언어·검색 기술을 활용한 국내 특화 모델 수요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증권가는 금융권 AI 고도화가 본격화될 경우 향후 반복적인 추가 계약과 유지보수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단기 주가 흐름은 기술적 부담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24만 원대 위에서 매물 부담을 반복적으로 확인한 만큼, 최근 조정이 추세 전환의 신호인지, 상승 추세 내 기간 조정인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대형 호재 발표 직후 단기 급등이 나타난 종목에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전형적인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두나무 합병과 AI 수주에 대해 중장기 성장성은 긍정적이지만, 단기간에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될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적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는지가 추가 rerating의 관건이라며, 합병 후 시너지와 AI 사업의 수익화 속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과 외국인 수급도 주가 방향성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두나무 합병을 통해 네이버의 핀테크·디지털자산 노출도가 커지는 만큼, 중장기 성장주로서 비중 확대를 검토하는 자금과 규제·변동성을 부담으로 보는 보수적 자금이 혼재할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은 실적 개선과 합병 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제시될 때까지 수급 공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외 기술주 전반을 둘러싼 거시 환경도 변수다. 미국 빅테크 실적과 글로벌 금리 경로에 따라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다시 압축될 경우 네이버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금리 인하 기대가 재부각되고 AI 관련 실적 모멘텀이 확인될 경우 네이버를 포함한 국내 플랫폼·AI 대표주에 재차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두나무 합병과 금융권 AI 공급이라는 두 축을 얼마나 빠르게 실적과 현금 흐름 개선으로 연결시키는지가 향후 주가 재평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향후 분기 실적 발표와 합병 후 통합 전략 발표 시점에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