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뽑은 제미나이 12선”…구글, 학업부터 취미까지 공략
생성형 인공지능이 대학생들의 일상과 학습 방식을 바꾸고 있다. 구글이 대학생 대상 AI 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제미나이 활용 사례를 공개하면서, 학업과 진로 준비는 물론 취미와 일상 영역까지 아우르는 구체적인 사용 패턴이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집이 생성형 AI의 대중적 활용 저변을 확장하는 동시에, 플랫폼 경쟁에서 구글의 전략적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글은 9일 구글 대학생 앰배서더가 직접 발굴한 대학생을 위한 구글 제미나이 베스트 활용 사례 톱 12를 공개했다. 동시에 그간 프로그램에 참여해 온 앰배서더 대상 수료식도 열어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번에 선정된 12개 활용법은 전국 34개 대학교와 동아리에서 활동한 340여 명의 앰배서더가 제미나이 사용법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모은 125개 사례 가운데 실용성과 참신성을 기준으로 추려낸 결과다. 활용 분야는 대학생의 주요 관심사에 맞춰 학업, 진로, 일상, 취미 등 4개 카테고리로 정리됐다.

기술적으로는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을 통합 처리하는 멀티모달 AI가 대학 생활 전반에 스며든 모습이다. 제미나이 캔버스는 문서와 슬라이드, 간단한 앱까지 만들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앰배서더들은 이를 발표 자료 제작과 자기소개서 첨삭 앱 구현에 활용했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음성 기반 대화형 기능을 앞세워 실시간 회화 연습과 도슨트 역할까지 맡도록 설정됐다. 여기에 최신 이미지 생성 모델인 나노 바나나 프로가 합성 이미지와 굿즈 디자인에 쓰이면서, 텍스트와 음성 중심이던 기존 대학생 AI 활용 패턴을 시각 창작 영역으로 넓혔다.
학업 분야에서는 발표 준비 시간을 줄이기 위한 작업 자동화가 눈에 띈다. 학생들은 제미나이 캔버스의 인포그래픽 생성 기능을 이용해 복잡한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발표 슬라이드를 신속하게 제작했다. 기존에는 직접 도식과 도표를 만들고 디자인을 맞추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들었지만, 다단계 프롬프트를 활용해 구조 설계와 디자인 추천을 동시에 받으면서 준비 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제미나이 라이브를 이용해 해외 애니메이션 속 명대사를 추천받고, 이를 소리 내어 읽으며 발음을 교정받는 외국어 학습법도 포함됐다. 즉시 피드백이 가능한 음성 인식과 발음 평가 기능이 결합되면서, 단순한 번역 도구를 넘어 상호작용형 튜터로 기능하는 셈이다.
진로 영역에서는 구직 준비 효율화를 겨냥한 사용법이 제시됐다. 학생들은 제미나이 캔버스를 활용해 지원 기업과 직무별로 질문과 평가 기준을 구조화한 자기소개서 첨삭용 앱을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정보와 채용 공고, 직무 설명 등을 프롬프트에 반영해, 제너럴 모델이 제공하는 문장 추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맞춤형 피드백을 구현했다. 맞춤형 AI 비서 기능인 젬스를 기반으로 직무별 모의 면접용 에이전트를 설정해, 예상 질문 생성과 답변 피드백, 추가 학습 과제 제안까지 연계한 활용법도 호응을 얻었다. 실제 취업 준비 과정에서 반복되는 정보 탐색과 문항 분석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상 분야에서는 나노 바나나 프로를 활용한 이미지 변형과 디자인 사례가 앞섰다. 옷 입기를 싫어하는 반려견의 사진을 기반으로 다양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자연스럽게 합성해 콘셉트 포토를 만드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이를 SNS 콘텐츠나 선물용 사진 제작에 활용했다. 반려동물의 특징을 강조한 나만의 인형 키링 도안 생성도 인기를 끌었다. 텍스트로 원하는 분위기와 스타일을 설명하면, 모델이 형태와 색감을 조정한 디자인 시안을 여러 개 제시하는 방식이다. 기존 그래픽 툴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손쉽게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 디자인 비전공자에게도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취미 영역에서는 오프라인 활동과 AI를 결합한 사례가 소개됐다. 국내외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제미나이 라이브로 유물을 비추면, 화면 속 대상에 대한 해설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도슨트 모드 활용법이 대표적이다. 이미지 인식과 자연어 설명 생성 기술을 결합해, 전시 정보 탐색과 해설 청취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여행 계획 단계에서는 제미나이 캔버스를 통해 일정표, 맛집 리스트, 가계부, 쇼핑 체크리스트 등을 한 번에 담은 여행 계획서를 만드는 사례가 제시됐다. 학생들은 이동 동선, 예상 비용, 취향 기반 추천을 한 문서에 묶어 관리하면서 기존 스프레드시트와 메모 앱을 분산 사용하던 번거로움을 줄였다.
나노 바나나 프로를 활용한 창작 예시도 여럿이다. 여행지 사진으로 우표 형태의 스티커를 디자인하거나, 그날의 기분과 듣는 음악 장르를 입력해 SNS 스토리에 붙일 감성 스티커를 생성하는 방식이 공유됐다. 얼굴 이미지를 바탕으로 귀여운 봉제인형 키링 디자인을 만드는 활용법,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브릭 형태로 정교하게 구현해 조립형 굿즈처럼 만드는 방법도 포함됐다. AI가 제시한 디자인을 실제 제작사에 넘겨 실물 굿즈로 만드는 흐름까지 연결되면서, 생성형 모델이 개인 맞춤형 상품 기획 도구로 쓰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활동은 대학생 사용자 관점에서 생성형 AI의 실제 수요와 마찰 지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발표 준비, 취업 준비, 여행 계획 등 시간과 반복 작업이 많이 드는 영역에 대한 활용법이 주로 발굴된 것은, AI가 단기적으로 생산성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개인 이미지와 지리 정보, 문화재 사진 등 다양한 데이터가 AI와 연동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저작권, 문화재 촬영 규범 등을 둘러싼 논의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 현장에서 축적되는 활용 사례가 향후 교육용 AI 가이드라인과 사용 정책 수립의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미나이 베스트 활용 사례 12선을 포함한 자세한 내용은 구글코리아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하다. 산업계는 구글이 대학생 네트워크를 통해 축적한 실제 사용 데이터를 어떻게 서비스 개선과 생태계 확대에 연결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