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안보 최고위 정책과정 3기…국정원·카이스트, 리더 안보역량 키운다
사이버안보 교육이 국가 전략 차원에서 체계화되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가 공동 운영하는 사이버안보 최고위 정책과정이 3기 교육생을 모집하며, 정부와 산업계, 학계를 아우르는 리더 대상 안보·기술 융합 교육을 본격 확대하는 흐름으로 보인다. 초연결 네트워크, 인공지능, 우주 기술 확산으로 사이버 공격의 파급력이 커진 가운데, 정책결정자와 기업 최고경영진의 전략적 판단 역량을 제도적으로 키우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업계와 안보 당국은 이번 과정이 디지털 전환 시대 사이버안보 인력 생태계 조성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17일 카이스트와 공동 주관하는 사이버안보 최고위 정책과정 K CSPP 3기 수강생을 내년 2월 6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K CSPP는 Korea Cyber Security Policy Program의 약자로, 국가 차원의 사이버안보 전략과 첨단 기술 동향을 융합한 단기 최고위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1기를 시작해 2기까지 약 70명의 교육생을 배출했으며, 2기 수료식은 이달 12일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디지털 전환과 국가 안보를 핵심 축으로 설계됐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전환과 국가 안보, 인공지능과 우주, 블록체인 등 하이테크 트렌드, 조직 전략과 사이버보안, 혁신과 융합 등으로 과목을 구성했다. 기술 트렌드 교육과 함께 조직 운영, 리스크 관리, 전략 수립을 결합해 단순 보안 실무를 넘어 거버넌스 차원의 의사결정을 다루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과정은 기존 정보보안 중심 교육의 한계를 넘어, 우주 영역 위성망, 분산원장 기술, 대규모 AI 인프라 등 신규 기술이 국가 안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리더 대상 특화 교육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수료식에 참석한 김창섭 국가정보원 3차장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공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과 공공기관 등 각계 리더의 인식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단순 기술 방어 수준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사업 연속성과 국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과 거버넌스 설계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김창섭 3차장은 초연결·초지능 환경에서의 리더십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초연결·초지능 시대 사이버 위협에 리더의 전략적 판단 능력과 위기대응 리더십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와 직결된다며 K CSPP 3기 과정이 사이버안보 리더 양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곧 경제 안보, 공급망 안정성, 사회 시스템 전반에 직격탄이 되는 구조에서 최고위층의 이해 수준이 보안 투자와 정책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는 취지다.
카이스트 역시 학계와 산업계, 정부를 연결하는 기술 안보 플랫폼으로 과정의 위상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광형 총장은 1기와 2기를 거치며 본 과정이 산업과 정부, 학계를 대표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며 3기 교육에서는 미래형 복합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커리큘럼을 최고 수준 교수진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스트의 인공지능, 우주, 정보보호, 산업공학 등 분야별 연구 역량을 결집해 실전형 사례 중심 교육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에서 랜섬웨어, 공급망 공격, 국가 기반시설 해킹 등 사이버위협은 점점 지능화·고도화되는 추세다. 특히 클라우드 전환, 5G 기반 산업 인터넷, 위성 통신 인프라 확대는 공격 표면을 넓히는 동시에, 사고 발생 시 경제적 손실과 사회 혼란을 크게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런 환경에서 최고위 정책과정은 개별 기업의 정보보안 교육을 넘어, 국가 안보 전략과 산업 정책을 연계해 논의하는 장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안보 전문가는 K CSPP와 같은 최고위 리더 대상 과정이 실제 정책과 경영 의사결정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교육 수료 이후에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체계를 유지할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사이버안보 거버넌스가 실질적으로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디지털 전환 속도에 맞춰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고, 각 부문에서 구체적 행동 지침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