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링크에 ‘혜택·특가’ 문구”…쿠팡 개인정보 유출 후에도 잇단 실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후속 대응에 나선 쿠팡이 사과 안내문 링크에 광고성 문구를 노출해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사고 직후 용어 선택과 사과문 게시 방식 등을 둘러싼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객 불신을 키운 후속 실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전날(7일) 공개한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고객 안내문 링크를 외부에 공유할 경우, 링크 제목이 ‘쿠팡이 추천하는 Coupang 관련 혜택과 특가’로 표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고객이 사과문을 공유하거나 전달받는 과정에서 실제 내용과 무관한 광고성 문구가 먼저 드러난 셈이다.

해당 링크는 곧바로 안내문으로 연결되지 않고, 쿠팡 메인 화면의 설명 페이지를 한 번 거쳐 접속되는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던 페이지 제목이 그대로 외부 공유용 문구로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쿠팡은 현재 링크 구조를 수정해 고객 안내문으로 바로 연결되도록 조치한 상태다.
쿠팡 관계자는 “기술적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이며 현재 수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직후 민감한 상황에서 사과문 링크에 ‘혜택’과 ‘특가’ 등 상업적 표현이 함께 노출된 만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대응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의 부적절한 표현과 안내 방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처음 알리면서 공지문에 ‘노출’, ‘무단접근’ 등 상대적으로 수위를 낮춘 표현을 사용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유출 사안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고, 관련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또한 첫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와 앱 메인 화면에 배치했다가, 하루 만에 메인 화면에서는 내리고 자사 뉴스룸 게시판에만 남겨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용자들은 “가장 중요한 정보가 다시 찾기 어려운 곳으로 옮겨졌다”며 정보 제공 의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쿠팡은 이후 정부 요청에 따라 안내문에 ‘유출’ 표현을 명시하고, 어떤 정보가 어느 범위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보다 구체화한 문구를 재게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링크 공유 시 노출되는 제목 설정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온 상황이다.
쿠팡은 현재까지 확인된 유출 정보가 고객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성명·전화번호·주소·공동현관 출입번호)과 일부 주문정보라고 밝혔다. 카드·계좌번호 등 결제정보와 비밀번호, 개인통관고유부호 등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에는 기술적 보완뿐 아니라, 용어 선택·안내 경로·표시 문구 등 커뮤니케이션 전 과정을 세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용자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사소해 보이는 표현 하나도 신뢰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과 사후 대응을 둘러싼 책임 공방과 신뢰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조사와 추가 점검 결과에 따라 후속 제재나 제도 개선 논의도 확대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