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두산에너빌리티 3% 약세에도 야간 거래 반등…체코 원전 수주에 신용등급 상향 기대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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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정규장 약세를 야간 거래에서 일부 만회하며 투자 심리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체코 원전 수주와 미국 가스터빈 공급 계약 등 대형 프로젝트가 연이어 성사되며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부각되며 주가의 8만원선 재도전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26일 유가증권시장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3.03% 하락한 7만3,6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차익 실현 물량을 자극하며 주가를 눌렀다는 평가다. 정규장 후반으로 갈수록 매물이 늘며 낙폭이 확대됐다.

다만 같은 날 장 마감 후 개장한 NXT 시장 야간 거래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NXT 시장에서 정규장 종가보다 0.8% 높은 7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단기 급등 부담으로 정규장에서 매도에 나섰던 수급이 심야 시간대에는 저가 매수로 전환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펀더멘털 개선 기대가 야간 거래 매수세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최근 체코 신규 원전 프로젝트 수주를 확정하며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고, 미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잇달아 확보했다. 고마진 장기 프로젝트가 늘며 중장기 수주 잔고와 현금 창출력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실적 가시성이 재무구조 개선과 신용도 회복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전과 가스터빈 등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뚜렷해진 만큼, 향후 두산에너빌리티 회사채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상향 검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신용등급이 올라갈 경우 조달금리 부담이 완화돼 추가 투자 여력 확대와 이익 체력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도 뒤따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최근 흐름에 대해 대형 수주로 인한 수주 잔고 확대가 중장기 실적 가이던스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빠르게 오른 뒤 차익 실현 구간이 반복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야간 거래에서 나타난 저가 매수세는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면서도, 글로벌 금리 방향과 원전 정책 변수 등 대외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 환경도 변수로 거론된다. 각국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원전과 가스터빈을 포함한 고효율 발전 인프라에 대한 투자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원전 산업 생태계 복원 정책이 이어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동유럽과 중동, 북미 등에서 신규 원전과 개보수 프로젝트 입찰이 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러한 흐름의 수혜를 보는 대표 종목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 특성상 공사 기간이 길고 각종 리스크 관리가 관건인 만큼, 수주 실적이 곧바로 안정적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수주 단계에서 인식된 기대감이 공사 진행 과정의 비용 변동과 공정 지연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감안해야 할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두산에너빌리티 주가 흐름이 추가 수주 소식과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조정 결과에 상당 부분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수준과 원전 관련 정책 논의, 에너지 가격 변동 등 거시 변수도 주가 방향성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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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체코원전#nxt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