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108 상승…티엠씨, 조선·원전 슈퍼사이클 기대에 상장 첫날 급등
조선·해양 케이블 전문 기업 티엠씨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치솟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공모 청약 과정에서 11조 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은 흥행 열기가 직접적인 매수세로 이어지며, 조선업 호황과 원전 생태계 확장이라는 이른바 슈퍼사이클 기대가 개인 투자자의 위험 선호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조선·원전·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맞물린 성장 스토리가 단기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하면서도, 상장 직후 특유의 변동성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 티엠씨는 이날 장중 공모가 9,300원 대비 10,060원 108.17 오른 1만 9,36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부터 매수 주문이 몰리며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수준에서 형성된 뒤, 한때 2만 2,900원까지 치솟아 상장일 상단 가격 제한폭에 근접했다. 장중 저점인 1만 8,000원 부근에서는 차익 실현 물량을 받아내며 지지선을 형성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거래량은 오전에만 1,440만 주를 돌파해 상장 주식 수 약 2,409만 주의 절반을 훌쩍 넘기는 회전율을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단숨에 4,000억 원대에 안착했다.
![티엠씨[21759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5/1765770266840_466348594.jpg)
티엠씨의 상장 전부터 이어진 관심은 수급 지표에서 확인된다. 회사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960대 1, 일반 청약에서 1,30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밴드 상단인 9,300원으로 확정지었다. 조선·해양플랜트용 특수 케이블을 주력으로 하는 사업 구조가 조선업 수주 호황과 맞물려 향후 실적 레버리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 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는 평가다. 조선업계의 LNG 운반선 발주 확대와 해상플랜트 투자 재개 흐름이 장기적으로 선박용 케이블 수요를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티엠씨의 수급은 상장 첫날 개인 투자자가 주도하는 양상이다.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개인 고객 비중이 높은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매수 주문이 유입되고 있다. 오전 장 기준 개인이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 상당 부분을 소화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과정에서 손바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약 3.11 수준으로 아직 제한적이고, 기관 물량 상당수가 보호예수에 묶여 있는 만큼 단기 주가 방향성은 개인 수급 변화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 시장에서는 보호예수 해제 시점 전까지는 유통 물량 부족이 품절주 효과를 키우며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티엠씨는 코스피 내 중소형 기자재주로 평가받는다. 시가총액은 약 4,600억 원으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대형주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지만, 그만큼 주가 탄력성이 높은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현재 주가 기준 주가수익비율 PER은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에서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상장 프리미엄과 함께 북미 시장 진출, 원전·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성장 기대가 선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상장 주식 수 2,409만 주 가운데 실제 유통 가능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확장을 돕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재무 지표를 보면 펀더멘털은 일정 수준 검증된 것으로 평가된다. 티엠씨는 2023년 매출액 3,722억 원, 영업이익 11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4년에는 매출 3,756억 원, 영업이익 108억 원을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12.72로 제조업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부채비율이 200 안팎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수주 산업 특성상 선수금 유입과 운전자본 부담이 맞물린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차입금 상환과 설비 투자에 투입되면 재무 구조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티엠씨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선박용 케이블을 넘어 원전과 광통신 케이블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에 맞춰져 있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북미 생산 거점 구축과 설비 증설에 투입해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력인 선박용 케이블 부문은 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수주의 확대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분야로 꼽힌다. 동시에 원자력 발전소용 케이블과 AI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케이블 사업은 전력산업기술기준 KEPIC 인증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를 바탕으로 진입 장벽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티엠씨가 조선·원전·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3대 슈퍼사이클의 핵심 가치사슬에 편입될 경우 실적 성장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수출 경쟁력도 주목받는 요소다. 티엠씨는 700만 불 수출탑 수상 이력을 통해 해외 매출 기반을 다져왔다. 북미 생산 거점이 본격 가동될 경우 물류비 절감과 리드타임 단축으로 가격·납기 경쟁력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조선·에너지 메이저와의 장기 공급 계약 체결 여부, 원전 프로젝트 참여 확대 여부가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라고 지적한다.
다만 단기 주가 흐름과 관련해서는 변동성 리스크도 적지 않다. 상장 첫날 형성된 1만 8,000원대 가격이 단기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해당 구간이 무너질 경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공모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벤처금융 및 기존 주주의 일부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만큼, 잠재적 매도 물량 오버행 리스크도 변수다. 과거 지배구조와 중복상장 논란은 정리됐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향후 추가 물량 증가나 지분 구조 변화는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티엠씨 주가가 북미 공장 설립 진척도, 대형 수주 공시, 조선·원전 업황 지표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추격 매수보다 장중 급락·급등 구간을 활용한 분할 매수 전략이 상대적으로 유효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향후 정책 방향과 글로벌 인프라 투자 흐름에 따라 티엠씨의 실적과 밸류에이션 재평가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