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 남친이 목 졸라 살해했다”…오스트리아 인플루언서 피살, 슬로베니아 숲 유기 파장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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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2월 1일, 오스트리아(Österreich)와 슬로베니아(Slovenija) 국경 일대에서 오스트리아 출신 30대 여성 인플루언서 피살 사건의 용의자가 전 남자친구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 남자친구는 살해와 시신 유기를 자백한 것으로 전해지며, 유럽 사회에서 온라인 유명 인플루언서를 겨냥한 강력 범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현지 경찰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뷰티 인플루언서 슈테파니 파이퍼는 지난달 23일 자택 앞에서 친구와 함께 택시에서 내리는 장면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 다음날 예정됐던 사진 촬영장에도 나타나지 않자 가족과 동료들이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긴급 수사에 착수했다.

슈테파니 파이퍼 페이스북
슈테파니 파이퍼 페이스북

수색 과정에서 파이퍼의 자택에서는 반려견만 발견됐고, 파이퍼의 휴대전화 전원은 꺼져 있던 상태였다. 이웃들은 실종 직전 “큰 소음이 났다”고 증언했으며, 파이퍼가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에는 “계단에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을 토대로 경찰은 파이퍼의 전 남자친구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국경 인근 한 카지노 주차장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체포 당시 차량을 이용해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를 여러 차례 왕복한 기록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오스트리아로 신병이 인도됐고, 조사 과정에서 파이퍼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슬로베니아의 한 숲에 유기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슬로베니아 현지 숲에서 수색을 진행해 파이퍼의 시신을 발견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범행과 시신 유기 정황이 드러나면서 양국 경찰의 공조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유럽 내에서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이 극단적 살인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사례로 지목되며 사회적 충격을 키우고 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사건과 관련해 A씨의 가족 2명도 추가로 체포했다. 이들 가족이 범행 이후 증거 인멸이나 도피를 돕는 등 어떠한 방식으로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으며, 살해 동기와 범행 전후 구체적 경위를 확인 중이다. 현지 언론은 수사 상황을 인용해 “계획 범죄 여부와 주변 인물의 공모 가능성에 수사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주요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인플루언서를 비롯한 온라인 활동가들이 사생활 노출과 집 주소 노출 등으로 범죄에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전 연인 관계에서 비롯된 갈등이 극단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잦아지는 가운데, 피해자 보호 제도와 스토킹·협박 단계에서의 선제적 개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국경을 넘는 강력 범죄와 디지털 시대 유명인의 안전 문제를 동시에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한다.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 당국의 수사 결과와 향후 사법 처리, 추가 공범 여부 등에 따라 양국의 데이트 폭력·스토킹 관련 법과 보호 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 수사 진행과 재판 과정을 통해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보호 대책이 마련될지 주목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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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파니파이퍼#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